대한역도연맹은 지난 연말 대표팀 지도자 공모제를 도입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선임된 대표팀 지도자는 윤석천(수원시청), 정대진 감독, 이배영, 윤연실 코치 등 4명이다. 이들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까지 대표팀을 이끈다. 역도연맹은 조만간 1명의 지도자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남자 14명, 여자 12명으로 구성된 역도대표팀은 12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담금질에 돌입했다.
새 대표팀 코칭스태프 가운데는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띈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7년 만에 태릉에 복귀한 이배영(36·사진) 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이 코치는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 역도 69kg급 은메달리스트로, 기술역도의 대명사로 꼽혔던 인물이다. 항상 환하게 웃는 얼굴이어서 ‘미스터 스마일’이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던 베이징올림픽에선 입상에 실패하고도 금메달보다 더 큰 감동을 안겼다. 용상 1차 시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2·3차시기에 도전해 중국 관중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넘어지는 순간까지도 바벨을 놓치지 않던 모습은 그에게 ‘투혼의 역사(力士)’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그는 2012년까지 아산시청 소속으로 국내대회에 집중했다. 2013년부터는 모든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했고, 지난해에는 충남체고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이 코치는 “공부하는 학생이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앉아있으면 척추측만증에 걸릴 수 있듯이, 역도선수도 기술적으로 부족하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무작정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들어야 쉬운지를 전수하고 싶다”며 웃었다.
역도대표팀은 1차적으로 11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쿼터가 걸려 있어 중요도가 더 크다. 이 코치는 “한국역도가 침체돼 있지만, 현 대표팀엔 혈기왕성하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유망주들이 많다. 역도선수는 기술적 깨달음을 얻으면 급성장할 수도 있다. 올 세계선수권에서 리우올림픽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