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했던 플레이, 경기장선 전혀 안돼 2∼3m의 쉬운 패스조차 제대로 못해 이런 경기력으론 절대 우승할 수 없어 호주전, 부상 선수들 회복하는게 우선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태극전사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마친 뒤 “경기는 이겼지만 선수들은 진 거나 다름없다. 쿠웨이트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훈련장에선 잘 됐던 플레이가 경기장에선 전혀 되지 않았다. 2∼3m의 쉬운 패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이어 “오늘 경기로 우리는 우승 후보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오늘 드러난 문제점을 앞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뭐라고 얘기하고 싶나.
“쿠웨이트는 호주전보다 오늘 경기에서 전술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좋았다고 먼저 얘기하고 싶다. 스타일도 달랐다. 이런 부분에 대해 경기 전 미팅에서 얘기했는데, 잘 안 됐다. 쿠웨이트가 패스, 볼 경합, 움직임 등 모든 면에서 앞섰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이청용의 공백이 얼마나 팀에 영향을 미치나.
“이청용은 볼턴에서 매 경기를 나가는 선수이고, 우리 팀에서 주전으로 뛰어줄 수 있는 선수다. 이런 경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게 우리 팀에는 큰 아쉬움이다. 이 또한 축구의 일부다. 극복해야 한다. 이청용이 부상을 입은 상황을 TV로 지켜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왜 경고를 주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2경기를 통해 드러난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 부분은.
“오늘 경기를 통해 드러난 긍정적 부분 2개는 승점 6을 확보했다는 것과 오늘 경기로 우리는 우승 후보에서 제외될 것 같다는 점이다. 오늘 같은 경기력으로는 이번 대회에서 절대 우승할 수 없다. 오늘 경기를 배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호주전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팀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다. 몸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 내일 이동을 한다. 호주전까지 4일이라는 시간이 있다. 곧바로 호텔로 가서 호주-오만전을 보는 것으로 준비가 시작된다. 그 다음에 어떤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100%의 몸 상태로 출전할지 파악해야 한다. 조 1위로 8강에 오르면 유리한 측면이 많다. 오늘처럼 경기를 하면 호주전에선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신력이다. 많은 팬들이 대표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부 국민은 우리가 오만이나 쿠웨이트를 쉽게 이길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2경기를 이기긴 했지만 선수들은 패했다. 훈련장에서 연습하는 플레이가 경기장에선 전혀 안 나온다. 2∼3m 근거리 패스도 실수가 잦다. 경기력이 형편 없었다. 이런 부분을 고쳐나가야만 한다. 정신적으로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교체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교체에 문제는 거의 없었다. 오늘 쿠웨이트에 패스 미스로 상당한 공간을 내줬다. 수비에서 볼 컨트롤이 안 돼서 볼을 빼앗기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라도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