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거부권’ 여부 등 세부 사항 줄다리기 관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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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란 건 원래 계약서에 사인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대략적인 금액에 합의해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무난히 메이저리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세부 조건 조율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다. 말 그대로 자신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을 권리다.

더 많은 기회를 원하는 강정호야 당연히 이 조항을 계약서에 넣고 싶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 권리는 대형 자유계약선수(FA)나 팀 내에서 인정받는 몇몇 주전 선수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선수는 좋아하지만 구단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조항이다.

예외적으로 신인 시절부터 이 권리를 인정받은 선수는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28)이다. 2012년 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협상 마감 10분을 남기고 마이너리그 강등 조항이 있다는 걸 들었다. 그 조항이 있으면 차라리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1분을 남기고 구단에서 마이너리그 강등 조항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류현진과는 처지가 다르다. 다저스는 포스팅 금액과 연봉을 합쳐 류현진에게 6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이에 비해 강정호의 몸값은 포스팅 금액을 포함해도 2000만 달러 내외다. 피츠버그가 아무리 강정호를 필요로 한다 해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그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강정호의 계약은 메이저리그 계약이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 간다 해도 계약서상에 보장된 금액은 모두 받을 수 있다. 유망주 선수들이 주로 하는 스피릿 계약(메이저리거냐 마이너리거냐에 따라 연봉 차이가 달라지는 계약)과는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 볼티모어에 입단한 투수 윤석민의 사례가 참고가 될 수 있다. 윤석민은 계약 2년 차인 올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기로 계약했다. 거부권이 없던 지난해에는 풀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또 강정호의 ‘4+1년’ 계약에서 5년째 계약은 구단 옵션일 가능성이 크다. 구단이 강정호를 잡고 싶으면 미리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고, 내보내고 싶으면 바이 아웃(Buy out·일종의 위로금) 금액을 주고 강정호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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