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브리즈번] 손흥민 몸 상태도 오락가락, 대표팀 선수관리체계 ‘허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15일 06시 40분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주치의 선정·합류 시기 등 축구협회 행정 도마에

축국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13일 캔버라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 조별리그 A조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 직후 선수단 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23·레버쿠젠)을 예로 들어보겠다. 손흥민은 오만전 다음날(11일) 감기몸살로 훈련을 쉬었다. 12일에는 손흥민을 직접 봤는데, 쿠웨이트전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나 13일 오전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졌다. 앞으로 선수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10일 오만전에서 오른쪽 정강이뼈에 부상을 입은 이청용(27·볼턴)은 12일에서야 정확한 부상 상태가 확인됐다. 대표팀 선수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 선수 관리 제대로 되고 있나?

대표팀은 10일 오만전을 치를 때까지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오만전 직후부터 많은 일이 벌어졌다. 부상자 관리뿐 아니라 선수들의 건강관리도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청용은 오만전에서 상대의 강한 태클에 오른쪽 정강이를 다쳤다. 11일 오전 엑스레이 촬영에선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단순타박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2일 선수 본인이 통증이 계속된다며 정밀검사를 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부랴부랴 이날 오후 CT(컴퓨터단층) 촬영을 한 결과 부상 부위에 실금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거짓말을 한 꼴이 됐다. 그는 12일 훈련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청용이 타박상을 입었을 뿐이라고 설명했었다. 훈련장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취재진과 만나는 시각, 이청용은 CT를 찍고 있었다. 명백한 실책이다.

손흥민의 경우를 보자.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라면, 그는 손흥민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12일에는 손흥민이 쿠웨이트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다음날 아침 상황이 바뀌었다. 대표팀에는 주치의도 있고, 만약에 대비해 각종 약을 챙겨서 다닌다. 감기몸살로 손흥민의 상태가 오락가락했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다. 선수 본인, 의무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 대한축구협회는 무엇을 했나?

축구선수들이 가장 많이 부상을 당하는 부위는 다리와 발의 근육, 뼈, 인대 등이다. 거친 몸싸움을 하다보면 단순타박상을 입는 선수가 자주 나온다. 이청용의 경우처럼 뼈에 금이 가는 등 골절상을 입거나 인대 또는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자도 간혹 발생한다. 이럴 때 정형외과 전문의가 가장 도움이 된다. 현재 대표팀 주치의는 흉부외과 전문의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대표팀 주치의를 맡아도 문제될 것은 없다. 전공분야만 다를 뿐 의학에 대한 기본적 지식은 모두 갖추고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목의 특성상 정형외과 전문의가 선수와 팀에 더 도움이 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가 왜 대표팀 주치의를 정형외과 전문의로 결정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표팀 주치의가 팀이 치르는 모든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월드컵, 아시안컵 등의 각급 대회뿐 아니라 친선경기와 같은 A매치에서도 팀과 함께 움직이도록 정해놓았다. 한국이 이달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선 주치의가 벤치에 없었다. 주치의는 8일 캔버라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적 실수가 없었는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브리즈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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