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17일(한국 시간) 강정호와 공식 계약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강정호가 유격수 자리에서 우리 믿음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메이저리그 그리고 미국 문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올 시즌에는 벤치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년간 1100만 달러(약 118억5250만 원)를 보장받는 계약서에 이날 서명하며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야수가 됐다. 여기에 강정호는 출전 타석수에 따라 4년간 총 300만 달러(약 32억3250만 원)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2019년에는 구단이 계속 그와 함께할지 아니면 내보낼지를 결정하게 된다. ‘4+1년’ 형태로 계약을 맺은 것.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계속 함께하기로 하면 연봉 550만 달러(약 59억2625만 원)를 주고, 결별을 선택했을 때는 100만 달러(약 10억7750만 원)를 ‘이별 비용’으로 지불하는 형태다.
○ 미국 언론이 보는 강정호 계약
강정호의 공식 계약 소식은 미국 주류 방송에서 크게 취급되지는 않았다. 연봉조정 신청자들이 연봉조정을 피하면서 1년 계약을 한 소식이 같은 날 무더기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야구전문채널 MLB 네트워크는 ‘MLB 투나잇’ 시간에 MLB.COM 칼럼니스트 리처드 저스티스를 통해 강정호의 계약소식을 보도했다. 프랜 찰스 진행자는 저스티스에게 “강정호가 기회를 충분히 준다면 유격수를 맡고 있는 선수(조디 머서)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경쟁을 부추겼다. 머서는 시즌을 앞두고 MLB 네트워크가 뽑은 2015년 메이저리그 유격수 6위에 랭크된 선수다.
론 달링 해설자는 “강정호는 내야의 왼쪽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격수와 3루수 포지션을 염두에 두는 발언을 했다. 아울러 “강정호는 어깨가 강하므로 외야수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틸리티 플레이어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 넥센 선수들과 재회한 강정호
피츠버그에서 계약을 마친 강정호는 이튿날 곧바로 친정팀 넥센이 전지훈련 중인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로 날아갔다. 강정호는 이 자리에서 “방망이는 자신 있다. 유격수를 보려면 수비 훈련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피츠버그의 허락을 받고 넥센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넥센에서 등번호 16번을 달았던 강정호는 피츠버그에서는 27번을 달게 된다.
사실 피츠버그는 넥센과 아주 인연이 없는 팀도 아니다. 넥센의 사실상 전신인 현대와 태평양이 자매구단을 맺었던 팀이기 때문이다. 그 덕에 피츠버그가 2월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플로리다 주 브래든턴 역시 강정호에게 낯익은 곳이다. 넥센 역시 전지훈련을 위해 이곳을 찾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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