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아시안컵보다 네이션스컵, 아시아는 여전히 축구변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1일 06시 40분


■ 독일 내 아시안컵 관심도는?

“박, 어제 축구 봤어?” 주변의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늘 안부 인사처럼 듣는 말이다.

9일(한국시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 이후 독일에서도 아시아권 친구들을 만날 때면 자주는 아니지만, 아시안컵이 심심치 않게 화제로 등장한다.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너희(한국)가 우승할 거야. 한국은 축구를 잘하니까”라는 칭찬으로 대화가 끝난다. 특히 팔레스타인 친구들은 일본과 요르단에게 9골을 허용하며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일찌감치 확정됐지만, 참가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20일 벌어진 이라크-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곤 시리아 친구가 부인의 나라인 이라크를 응원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친구들에게 장난스레 도발(?)하는 재미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아시안컵 열기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몰리는 어학원에서만으로 그치는 것 같다. 그나마도 축구에 관심 있는 아시아권 남자들 사이에서나 언급될 뿐이다. 유럽·아프리카권 사람들에게 아시안컵은 그리 흥미로운 대화 주제가 아닌데다, 아시아권 사람들도 경기시간에 맞춰 일부러 인터넷으로 중계를 찾아볼 만큼 관심을 갖고 있진 않는 듯하다.

독일 현지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독일 매체는 대부분 아시안컵 소식을 크게 다루지 않고 있다. 한국, 중국, 호주 등의 유니폼을 입고 12명의 분데스리가 출신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아시아는 축구변방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일 현지에선 아시안컵보다는 17일 개막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발행된 15일자 키커에도 아시안컵 소식은 한국-호주의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앞두고 자국 출신인 울리 스틸리케 한국 감독과 호주 공격수 로비 크루제(레버쿠젠)의 코멘트가 담긴 짤막한 기사와 조별리그 결과만 간단히 나왔다. 바로 뒤에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개막과 관련해 2개 면을 할애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 같은 관심도의 차이는 TV 중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로스포츠 채널은 16일에서 18일 사이 아시안컵은 팔레스타인-요르단전만 중계했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4경기 모두 중계했다. 이는 분데스리가 후반기 재개와 함께 폐막하는 아시안컵과 달리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2월 초까지 펼쳐져 후반기 초반 판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에서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권 선수들이 질적·양적으로 증가하며 위상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아시아축구가 유럽시장에선 주목도가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도르트문트(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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