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은 지난해 ‘신개념 1번타자’로 각광받았다. 장타를 뻥뻥 때려내고 득점만큼 타점도 많은 리드오프 민병헌의 모습에 두산팬들이 열광했다. 결국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뽑혀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민병헌이라는 선수의 능력을 확실하게 알렸다.
올해는 민병헌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시즌이다. 더 높이 올라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있다. 민병헌은 “올해의 가장 좋은 그림은 ‘내가 잘 해서 팀이 잘 되는 게 아니라, 팀이 잘 돼서 나까지 좋은 영향을 받는 것’이지 않을까”라며 “나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고 맞춰가는 것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내 위치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하다. 1번이든 9번이든 가리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대한 목표도 없다. 그는 “스스로 큰 목표를 갖고 시즌을 시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작고 소박한 목표를 세운 다음, 그것을 성취하고 넘어섰을 때 큰 기쁨을 얻는다”며 “그래서 늘 ‘최대한의 목표’ 보다 ‘최소한의 목표’를 품은 채 시즌에 임하려고 한다. 순간순간 잘 하다 보면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병헌은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예쁜 두 딸을 품에 안고 웨딩마치를 울렸다. 가족을 두고 떠나온 캠프라 그 어느 때보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그는 “보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나보다 한국에 남은 아내가 더 힘들 것 같다”며 “그저 고맙고 미안하다. 가족 모두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신 그라운드에서 좋은 가장의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는 “몸 상태는 완벽하다. 비시즌 동안 한국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민병헌이라는 선수가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선수인지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