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고 수익성 없고… 황당한 평창 대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베이징이 올림픽 유치하면 썰매시설 쓰게” “철거 뒤 폐자재로 활용”
조직위 “더 나은 대안 모색” 되풀이

‘바퀴 달린 썰매, 철거 후 폐자재 활용, 베이징 겨울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일 밝힌 다양한 경기장 활용 방안이다. 조직위원회는 1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프로젝트 리뷰를 실시했다. IOC는 이를 통해 경기장의 사후 활용 방안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다양한 활용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과 거리가 멀거나 실제 수익성이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직위는 평창에 들어서는 썰매 종목 시설인 슬라이딩 센터를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릴 경우 경기 시설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베이징(중국)은 최근 알마티(카자흐스탄)와 함께 2022년 겨울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IOC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이징이 알마티를 제치고 겨울 올림픽을 유치할지는 미지수다. 또 베이징이 겨울올림픽을 유치한다 하더라도 썰매 종목을 평창에서 개최할지는 알 수 없다. 조직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희망 사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조직위는 또 바퀴 달린 썰매나 기구를 이용해 여름에도 이 시설을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동안 일부 리조트에서 비슷한 관광 상품을 내놓았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조직위는 또 자연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정선 활강경기장 일부 지역을 리조트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환경 훼손 논란이 일고 있어서 실제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강릉에 들어설 스피드스케이트장과 아이스하키경기장이다. 스피드스케이트장은 대회가 끝난 뒤 워터파크로 이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익성이 의문시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당초 용역 조사에서는 수익성이 있다고 보고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대회 후 철거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아이스하키경기장은 아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직위는 대회 후 철거해 폐자재를 재활용하는 것이 그나마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직위 측은 스피드스케이트장과 아이스하키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을 계속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은 도대체 언제쯤 마련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조직위는 “더 나은 대안을 찾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할 뿐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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