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은 지난달 30일 안세환(49) 전 감독의 퇴진과 박수호(46) 코치의 감독대행 승격으로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새로 지휘봉을 쥔 박 감독대행은 팀의 주축선수인 신정자(35)를 활용하는 방식에 변화를 줬다. 신정자를 스타팅 라인업에서 빼고 식스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신정자를 40분 다 뛰게 하는 것보다는 출전시간을 줄여서 체력부담을 덜어주고 필요한 순간에 힘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5일 우리은행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신정자의 출전시간은 부쩍 줄었다. 5일에는 후반전부터 출전해 16분6초만 뛰었다. 10일 하나외환전에선 더 줄어든 14분23초를 출전했다. 신정자는 자신의 바뀐 역할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듯했다. 플레이에서 적극성이 나타나지 않았고, 벤치에서도 표정은 밝지 않았다. 맏언니의 얼굴이 어둡다보니 자연스레 벤치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게다가 신정자의 출전시간을 대폭 줄인 경기에서 KDB생명은 모두 패했다.
그러나 수확도 있었다. 신정자를 대신해 주전으로 나선 김소담(22)의 성장이다. 김소담은 주전으로 나선 2경기에서 평균 9.5점·3.5리바운드·4.5어시스트로 기대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박 감독대행이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최근 4~5시즌 동안 주전 의존도가 가장 큰 팀 중 하나였지만, 올 시즌 들어선 최원선(25), 노현지(23) 등 젊은 선수들의 출전 빈도가 부쩍 늘었다. 신정자 활용법의 변화가 리빌딩의 시작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