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55·사진)은 요즘 다리를 절며 걷는다.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인대가 늘어나 걷는 데 어려움이 많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4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다리 부상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예민하다.
박 감독은 4일 신한은행과의 인천 방문경기 뒤 체육관 부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차를 몰던 운전자가 통화 중이던 박 감독의 다리를 치고 지나간 것. 차가 천천히 움직인 데다 왼쪽 무릎을 부딪쳐 그나마 다행이었다. 박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내내 치료를 받았다.
신년 액땜을 톡톡히 치른 박 감독은 새삼 ‘방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5위인 하나외환(5승 17패)은 팀 경기 평균 득점이 64.5점으로 3위다. 하지만 실점은 70.9점으로 6개 팀 중 1위다. 박빙에서 막판 수비 실수로 놓친 경기가 적지 않다. 14일 삼성전에서도 막판 수비 진영이 흐트러지며 경기를 내줬다.
박 감독은 “가장 큰 문제는 상대 장신 센터를 막기 위해 변칙 수비를 했을 때 다른 자리에서 선수 개개인의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진 것”이라며 “상대가 급하게 슛을 쏘도록 유도하는 수비를 펼쳤는데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3경기를 남겨놓은 하나외환은 4위 삼성과 5경기 차로 승수 쌓기가 시급하다. 추격을 위해서는 실점을 팀 평균 득점 이하로 묶는 게 중요하다. 박 감독은 “인생이든 농구든 ‘방어’가 중요하다. 이길 수 있는 전략은 수비뿐”이라며 “남은 경기에서 실점을 65점 안팎으로 묶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경기에서는 선두 우리은행(19승 3패)이 25점을 올린 임영희의 활약에 힘입어 KDB생명을 79-72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KDB생명(4승 18패)은 4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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