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를 ‘해적선’에 태운 닐 헌팅턴 피츠버그 파이리츠 단장은 지난해 3년 재계약을 해 2017년까지 구단 운영을 책임진다. 2007년 말 피츠버그 단장으로 부임했으니 10년 넘는 장기집권이다. 헌팅턴 단장은 명문 인문대학인 앰허스트 칼리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야구부 1루수로 뛰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피츠버그지만 1993년부터 2012년까지는 암흑의 20년을 보냈다. 하지만 2007시즌이 끝나고 헌팅턴 단장이 부임한 뒤 팀 컬러가 달라지고 있다. 헌팅턴 단장은 취임 후 고액 연봉자들을 대거 트레이드하면서 팀 연봉을 줄였다. 동시에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통해 팜팀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0년 밴더빌트대학 출신 페드로 알바레스를 전체 3번으로 지명했고, 2010년 1번 지명권으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강속구 에이스 게릿 콜을 뽑았다. 현재 이들은 팀의 대들보다.
2010년 시즌 후에는 짐 트레이시 감독을 해고하고 콜로라도 감독이었던 클린트 허들을 데려왔다. 그리고 2013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와일드카드를 획득하며 21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팬들의 성원에 답했다. 지난 시즌에도 지구 우승은 놓쳤지만 2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팀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세이버메트릭스(통계를 이용한 과학적 야구 분석 기법) 신봉자인 그는 선수를 뽑을 때도 통계를 중요시한다. 2007년 취임 때부터 공표했던 사항이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출중한 공격력과 수비에서 다양한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넥센에서 보여준 강정호의 공격력은 유격수로서는 가공할 만했다. 아무리 타고투저인 한국 프로야구라고 하더라도 40홈런과 117타점은 쉽게 나올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그는 최근 MLB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를 “다재다능한 선수(versatile player)”로 평가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지 않은 현재로서는 강정호의 정확한 포지션은 알 수 없다. 다만 헌팅턴 단장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하면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뛸 게 유력하다.
헌팅턴 단장은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로 구성되면서 불펜이 강한 팀을 추구한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구원진이 가장 많은 33승을 거뒀다. 불펜 투수들은 33승 25패 4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28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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