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염경엽 감독의 새 도전 ‘내려놓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8일 06시 40분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코치들 내 야구 이해…난 큰 틀만 제시”
올핸 ‘지키는야구’ 접목…강팀 위용 기대

“코치들이 내 야구를 이해했다. 이젠 코치들이 알아서 하라!”

넥센 염경엽(사진) 감독이 코치들에게 ‘권력이양’을 했다. 감독은 큰 틀만 제시하고 코치진이 ‘분야별 사령탑’이 되도록 권한과 책임을 줬다. 2년간 동고동락하면서 코칭스태프가 서로 이해하고 방향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16일 애리조나로 출국하기 열흘 전인 7일 구단 워크숍을 가졌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실천안을 두루 정했다. 코칭스태프가 1년간 경험하고 지켜봤던 노하우를 담아 프레젠테이션(PT)으로 발표했다. 유망주를 3등급으로 분류해 집중육성 선수 등을 뽑았다. 염 감독은 이 자리에서 코치에게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코치 스스로 목표를 정해 움직이라고 당부했다.

염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각 분야 코치들에게 세부 목표를 정해 나눠줬다. 가령 투수부문에서는 최소 볼넷을 최우선순위로 정했고, 타격부문에서는 출루율에 신경 썼다. 그 결과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2위), 재작년은 정규시즌 3위의 성적표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코치들에게 모든 걸 일임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코치들이 내 야구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능력을 갖고 움직일 수 있다. 감독은 큰 틀만 제시하고 잡아가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속뜻도 담겨있다. 언젠간 감독이 될 넥센의 코치진이 직접 목표를 설정해 책임감을 느끼면서 분야의 리더가 되길 원한 것이다. 책임감과 권한을 개별 분야로 넘기면서 염 감독은 단지 올 시즌 키워드로 제시한 기본기와 실천만을 강조할 따름이다. 시스템이 정착돼 꾸준히 상위권에 들어야 강팀이라고 강조하는 염 감독. 막강 타선과 더불어 ‘지키는 야구’까지 끌어들여 강팀의 위용을 다시 뽐낼지 염 감독의 실험이 기대를 모은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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