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전광인은 1일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V리그 통산 1000득점을 달성했다. NH농협 2014∼2015 V리그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전광인은 4라운드 MVP까지 석권해 겹경사를 누렸다. 이번 시즌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전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의 5연승 또한 팀 역사상 처음이었다. 모두 전광인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스피드와 엄청난 체공력으로 코트 공략 데뷔 2시즌 만에 1000득점 ‘역대 2번째’ 공격 성공률 57.37% 1위…용병도 제쳐 수비 좋아 리시브·디그 완벽하면 ‘완전체’ 2년간 2000번 이상 점프…몸 관리 고민
● 공격에서 레전드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전광인
전광인은 V리그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거포들 가운데 가장 빠른 발걸음으로 1000득점에 도달했다. 데뷔 2시즌도 마치기 전에 1000득점을 넘긴 선수는 LIG손해보험의 이경수가 유일했다. 앞으로 전광인이 따라잡아야 하는 거포 선배들 박철우(삼성화재) 김요한(LIG손해보험) 문성민(현대캐피탈)도 해내지 못한 초고속 기록달성이다.
키 194cm. 공격수로서는 크지 않은 체구지만 현대 배구가 요구하는 스피드와 엄청난 체공력으로 코트를 공략한다. 전광인의 탄력을 이용한 파이프공격은 한국배구의 자랑이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벌어졌던 2014 FIVB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최강이라는 브라질도 전광인의 그 공격에 쩔쩔맸다. 외국인선수가 상위를 차지한 득점부분에서 전광인은 8위다. 그 앞에 있는 토종선수는 문성민과 김요한이다. 그러나 공격의 순도를 보여주는 성공률 부분에서는 전광인이 최고다. 외국인선수들도 제쳤다. 57.37%의 기록이다.
● 완전체로 진화하는 전광인
요즘 전광인에게 더욱 주목받는 능력은 수비다. 1일 삼성화재를 침몰시킨 것도 4세트 듀스 접전 때 기록했던 디그 2개가 큰 힘이 됐다. 신영철 감독은 “공격에 가려서 그렇지 정말 수비를 잘한다. 공에 대한 감각이 좋고 예측도 빼어나다. 앞으로 선수생활을 감안해 리시브까지 훈련을 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만일 전광인이 리시브와 디그까지 완벽하게 하는 공격수로 변신하면 그야말로 완전체다. 공격수로서 작은 키라는 단점도 보완해 롱런을 보장해주는 카드가 수비다. 전광인의 좋아진 수비능력은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레전드 가운데 2시즌 연속해서 세트평균 1개 이상의 디그와 리시브를 기록한 선수는 이경수와 전광인 2명뿐이다.
● 지금 전광인의 고민은 통증과 부상
전광인은 걱정도 있다. 몸 상태다. 2시즌 1000득점의 훈장은 곧 V리그에서 2년 동안 최소 2000번 이상의 점프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대표로 헌신했던 기간도 길다. 몇 년째 쉬지 못하고 1년 내내 경기를 반복하다보니 몸 여기저기에서 비상 신호등이 켜졌다. “지금의 통증을 가지고 과연 내가 다음 시즌에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최근 털어놓았다. 신영철 감독도 혹사를 의식해 최대한 배려를 해주지만 부상위험은 언제든지 있다.
온몸을 이용하고, 특히나 탄력이 중요한 전광인에게 부상은 선수생활의 위기와도 직결된다. 직업운동 선수는 부상과 통증을 친구로 삼고 지내야 하지만 한계는 있다. 전광인은 지금 그 한계선 가까이 있다. 그래서 본인은 고민하고 주위 사람들은 걱정한다.
● 전광인 15득점 한국전력, 우리카드 3-0 완파
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5라운드 한국전력-우리카드 경기는 한국전력이 세트스코어 3-0(25-18 25-18 25-22) 완승을 거두며 6연승을 내달렸다. 이번시즌 우리카드전 5전전승의 한국전력은 16승10패(승점44)로 대한항공(14승11패·승점43)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경기의 마지막 득점을 한 전광인은 15득점(68%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먼저 열린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29-27 25-21 25-22)으로 제압하고 승점43(15승7패)으로 선두에 복귀했다. 도로공사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세트득실률(현대건설 1.606, 도로공사 1.515)에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