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먼저다”…전자랜드 포웰 ‘캡틴의 품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6일 06시 40분


전자랜드 포웰. 스포츠동아DB
전자랜드 포웰. 스포츠동아DB
2시즌 연속 주장 맡아…6위 수성 버팀목

단체 종목에서 주장의 역할은 크다. 선수들 사이에서 구심점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선수단-코칭스태프-구단 사이의 가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전자랜드 유도훈(48) 감독이 지난 시즌 중반 용병 리카르도 포웰(32·195.8cm·사진)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자, 적잖은 이들이 놀란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선수가 주장을 맡은 사례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유 감독의 선택은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올 시즌 포웰은 ‘캡틴의 품격’을 과시하며 주장으로서 2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전자랜드가 어려운 처지에서도 6위를 지키고 있는 데는 포웰의 힘이 크다. 4일 KCC와의 홈경기는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KCC와의 앞선 3차례 맞대결에서 매치업 상대인 타일러 윌커슨에게 대량득점을 허용했던 그는 ‘작심하고 나온 듯’ 무서운 승부욕을 보이며 종료 직전 짜릿한 2점차 역전승을 이끌었다. 4쿼터에만 무려 18점을 몰아넣으며 총 35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유 감독은 “국내선수들이 포웰의 승부욕을 배워야 한다. 100점은 아니겠지만, 주장 역할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고마움을 드러냈다.

포웰은 몸이 좋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도 누구보다 일찍 코트에 나와 동료들의 훈련을 독려하는 등 ‘용병 같지 않은’ 태도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물론 프런트도 그를 더 이상 외국인선수로 간주하지 않는다. 경기 도중 포웰이 일부러 큰 액션으로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도 팀원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행동이다. 그는 “개인이 아니라 팀이 먼저다. 선수로서, 리더로서, 캡틴으로서 난 당연히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주장을 넘어 맏형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포웰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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