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 친정팀을 상대로 비수를 겨눴다. 그는 5일(한국시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9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격해 66분간 필드를 누비며 팀의 1-0 승리에 일조했다.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이자, 이적 후 2번째 출전이었다.
최전방에 포진한 지동원은 시종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전반 13분 상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절묘한 슛을 시도하는 등 부지런히 제 역할을 했다. 측면에 포진한 동료가 자리를 비우면 곧바로 위치를 전환하는 등 조직적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4분 결승골에도 기여했다. 알틴 톱이 연결한 볼을 쇄도하던 지동원이 혼전 상황에서 지켜내며 뒤로 흘렸고, 이를 라울 보바디야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지동원의 표정도 아주 밝았다. “꼭 이기고 싶었다”는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전 소속팀 도르트문트를 만났기에 더욱 각별했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골을 넣든, 그렇지 않든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꼭 승점 3을 확보하자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동원의 다부진 마음가짐은 그라운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반 2차례 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는 “작년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골 맛을 봤다. 좋은 기억이 있다보니 욕심도 생겼는데, 너무 힘이 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소속팀과의 궁합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아우크스부르크를 이끄는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은 도르트문트 위르겐 클롭 감독과 달리, ‘공격수다움’을 강조한다. “클롭 감독께선 수비적 부분에 많은 주문을 하셨는데, 지금은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많이 경합하고 최대한 슛을 시도하라고 한다.”
물론 지동원은 아직 주전이 아니다. 여전히 경합을 해야 한다. 그러나 예전보다 자신감에 넘친다. 특히 ‘타이밍’을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서도 100% 출전을 장담할 순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유럽생활을 어느 정도 해왔으니 이젠 경기에 부지런히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절실하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동원은 경기 후 친정팀 라커룸을 방문하기도 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옛 동료들 모두가 그를 축복해줬다. “경기에 뛰는 모습을 보니 정말 좋아 보인다. 이적을 잘 선택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덕담을 들었다고 한다. 이적 후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는 지동원은 9일 프랑크푸르트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골에 재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