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이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일본 가고시마는 최적의 환경을 자랑한다. 2월 평균 기온이 섭씨 8도로 온화하고, 양질의 훈련장도 많다. 그래서 일본 J1리그와 J2리그 구단들이 많이 찾는다.
J리그는 최근 자국 내 동계훈련을 권장하는 추세인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팀들이 모여 있다보니 J리그 차원에서 스폰서를 구해 ‘새해맞이’ 친선대회를 열기도 한다. 요즘은 우라와 레즈, 시미즈 S펄스, 주빌로 이와타, 구마모토 로아소 등 4개 팀이 프리시즌 대회를 진행 중이다.
물론 다른 팀들도 있다. 김남일과 황진성이 속한 교토상가와 기타큐슈 등도 가고시마로 온다. FC서울처럼 K리그의 단골손님도 있다. 수년째 가고시마를 방문했다. 또 내셔널리그 인천코레일도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이상한파다. 8일에는 싸락눈까지 내렸다. 며칠새 기온이 급락하자 시내 곳곳에선 마스크와 두꺼운 점퍼를 착용한 행인들이 잔뜩 웅크린 채 잰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도 열기는 뜨겁다.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다보니 훈련장 예약은 쉽지 않다. 활화산으로 유명한 관광지라 숙소 확보는 수월하지만, 잔디 상태가 좋은 스포츠센터는 금세 마감된다. 올해 처음 가고시마를 찾은 대전도 서둘렀다. 지난해 9월 숙소와 훈련장을 확정했다. 빨리 움직인 덕분에 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 프로축구단의 해외전훈에는 2억원 가량이 들지만, 대전은 1억원대 초반으로 맞췄다.
연습경기 상대도 일찌감치 섭외했다. 특히 대전이 사용하는 후레아이 스포츠랜드는 천연잔디 4면과 인조잔디 1면, 수영장까지 딸려있어 많은 팀이 탐내는 곳이다. 대전 관계자는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쌀쌀하지만, 훈련장과 숙소 이동거리가 10분 남짓으로 가깝다. 잔디도 좋다. 과거 방문한 구마모토와 오사카도 나쁘지 않았는데, 가고시마가 특히 좋다”며 만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