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3분 스피치’, 윤정환표 이색 소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12일 06시 40분


윤정환 감독. 스포츠동아DB
윤정환 감독. 스포츠동아DB
매일 훈련후 이야기…속 깊은 얘기도 술술
친밀도 업…윤 감독 “표현능력까지 키운다”

울산현대에는 지난 연말 윤정환(42·사진) 감독의 부임 이후 소통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매개체는 ‘3분 스피치’다.

울산은 1월 11일부터 25일까지 태국 치앙마이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났다. 윤 감독은 특히 팀워크를 강조한다. 동료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필수다. 이를 위해 울산 선수단은 치앙마이에서 매일 훈련을 마친 뒤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저녁식사 이후 3∼4명의 선수들이 돌아가며 ‘3분 스피치’를 실시했다. 전지훈련 막바지에는 스태프와 코치들까지 모두 참여했다.

주제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었다. 축구를 시작한 계기부터 선수로서의 굴곡 등 속 깊은 얘기들까지 나왔다. 특히 결혼식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안현범(21)의 사연 등은 동료들의 마음을 적셨다. 울산 관계자는 “사실 같은 팀에 있어도 어린 시절의 얘기는 잘 모른다. 마치 가족처럼 서로를 잘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3분 스피치’에는 또 다른 의도도 숨어있다. 한 팀으로서 조직력을 맞춰가는 과정에선 선수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 동료들 앞에서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을 어색하게 생각하는 선수도 있다. 윤 감독은 “사간 도스(일본) 시절부터 3분 스피치를 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전훈에서 쌓인 스킨십의 효과 덕에 일본 미야자키에서 펼쳐진 2차 전훈(1월 30일∼2월 9일) 때는 선수단의 친밀도도 한층 높아졌다. 양동현(29)은 “확실히 서로 간에 어색함이 사라졌다. ‘저 친구한테 저런 모습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

9일 일시 귀국한 울산 선수단은 짧은 휴식 후 11일 밤 다시 모였다. 12일부터 팀 훈련을 재개한 뒤 15일 다시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담금질을 이어갈 계획이다. 17일에는 J리그 우라와 레즈와의 연습경기도 예정돼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 @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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