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정상을 밟으며 올 시즌 클래식(1부리그)으로 당당히 복귀한 대전 시티즌은 선수단을 큰 폭으로 정비했다. 특히 국내선수들의 얼굴이 많이 바뀌었다. 25명 남짓한 국내선수들 중 절반 가까이가 물갈이됐다.
이런 와중에 한 시절을 풍미했고, 지난해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던 베테랑 김은중이 지도자 연수를 겸해 투비즈(벨기에 2부리그)로 떠나면서 대전은 사실상 스타플레이어의 계보가 끊겼다. 최근 재계약한 브라질 공격수 아드리아노를 제외하면 대부분 고만고만하다. 이름값과는 철저히 거리가 먼 팀이 됐다.
제대로 된 것도, 그렇다고 안 된 것도 없는 대전을 향해 팬들이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클래식 승격 확정 이후 “우리는 이제 큰물에서 논다”며 기뻐했던 대전 서포터스와 달리 많은 축구인들은 대전을 광주FC와 함께 올 시즌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선수들이 꿈꾸는 반란은 긍정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014시즌 수원삼성에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됐지만 기회를 잡지 못한 수비수 조원득(24), 포항 스틸러스 유스팀에서 성장한 멀티 플레이어 이광훈(22), 역시 포항 출신으로 빛을 못보다 대전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김찬희(25) 등이 대표적이다. 한결같이 절박함으로 무장한 선수들은 주목받지 못한 지금이 진짜 기회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기존 멤버들이나 새롭게 합류한 이들이나 한마음이다. 모두가 “처음부터 스타로 태어나는 선수는 없다. 계속 실력을 키우고 가치를 높이면 된다”는 자세로 일본 가고시마 동계훈련에서 밝은 내일을 그려가고 있다. 지금 흘리고 있는 땀의 가치를 모두가 굳게 믿고 있다.
대전 조진호 감독은 “작은 팀이 거인의 덜미를 낚아채고, 내내 밀리다가도 비수를 꽂는 장면을 축구에서 종종 접할 수 있다. 간절함과 열망으로 가득한 우리를 누구도 얕볼 수 없다”며 올 시즌 파란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