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전 감독의 사퇴로) 지난 시즌 후반에 얼떨결에 감독을 맡았다. 감독으로 14경기를 치렀는데 정신이 없었다. 꼴찌였기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보다 먼저 훈련을 시작했다. 그게 최근 상승세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다.(웃음)”(동부 김영만 감독·사진)
프로농구 정규시즌이 11일부터 마지막 6라운드에 접어들었다. 5라운드 중반까지만 해도 선두 싸움은 모비스와 SK의 대결로 굳어지는 듯 보였지만 판도가 달라졌다. SK가 3연패로 주춤한 사이 동부가 4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순위 다툼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12일 현재 선두 모비스-2위 SK-3위 동부의 승차는 각각 1경기다. 동부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9승 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같은 기간 모비스는 8승 4패, SK는 6승 5패를 기록했다. 동부는 모비스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다 최근 2연승을 거뒀고 SK를 상대로는 5라운드에서 승리하는 등 3승 2패로 앞서 있다. 최근 페이스만 보면 세 팀 중 가장 좋다.
1년 전 이맘때도 세 팀이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였다. 당시에도 SK와 모비스가 있었고 동부 대신 LG가 포함됐다. 5라운드까지 3위였던 LG는 막판에 13연승을 달리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모비스와 40승 14패로 동률이었고 상대 전적에서도 3승 3패로 팽팽했지만 맞대결 점수 득실차에서 앞섰다.
프로농구는 정규시즌 우승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프로야구, 프로배구 등과 달리 1위의 이점이 크지 않다. 1, 2위가 함께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 때문이다. 2위만 차지해도 6강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과 만나기 때문에 한결 유리한 상황에서 챔피언 등극을 노릴 수 있다. 지금까지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우는 세 차례뿐이었다. 동부 김영만 감독이 “아직 정규리그 우승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2위는 꼭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다.
동부는 13일 오리온스를 상대로 5연승을 노린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앞서 있다. 15일에는 KCC와 만난다. 올 시즌 5전 전승을 거뒀던 팀이다. 김 감독은 “일단 1, 2위와의 승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한 뒤 막판 전략을 구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LG는 12일 kt를 85-80으로 꺾고 6강 진출을 위한 매직넘버를 ‘3’으로 줄였다. kt는 4연패에 빠졌다. KGC는 삼성을 59-52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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