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한국기록? 마음 비우고 달리다 보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3일 03시 00분


3월 15일 서울국제마라톤 출전, 국내 랭킹1위 김성은
훈련량 늘리며 제주서 체력 다져 “개인최고기록 우승 2년전 그 느낌”

9일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회복 훈련을 하던 마라토너 김성은(삼성전자)이 파이팅을 외치며 환하게 웃고있다. 제주=주애진 기자 jaj@donga.com
9일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회복 훈련을 하던 마라토너 김성은(삼성전자)이 파이팅을 외치며 환하게 웃고있다. 제주=주애진 기자 jaj@donga.com
2시간27분20초. 한국 여자 마라톤의 간판 김성은(26·삼성전자)이 2013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이다. 1997년 권은주가 세운 한국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2시간26분12초)에 현역 선수로는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 하지만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15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김성은의 목표는 18년 만의 한국 기록 경신이 아니다. 50여 일째 제주에서 훈련 중인 김성은은 9일 “이번에는 나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성은은 지난해 기록에 대한 부담이 컸었다. 2014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국내 여자부 3연패를 이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 때문에 활짝 웃을 수가 없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메달권과는 거리가 먼 8위로 골인했다. 김성은은 “그때 26분대 기록을 내기엔 아직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국 여자 기록에 매달리는 대신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23분대 기록을 내는 것이다. 그에 맞춰 일단 25분대를 중간 목표 기록으로 정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싶다. 한국 기록에 대한 부담을 버리니 훈련이 더 즐겁다”며 웃었다.

훈련 방식도 바꿨다. 우선 전체적인 훈련량을 늘렸다. 30km 이후 구간에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스피드를 높이는 훈련을 시작했다. 김성은은 “지난해보다 체력적인 부분이 더 좋아졌다. 부상 없이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은에게 서울국제마라톤은 특별한 대회다. 그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2011년 대회를 제외하고는 2010년부터 빠지지 않고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던 2013년 대회의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수준 높은 대회인 데다 덥지 않은 3월에 열리는 점도 기록을 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성은은 “요즘의 느낌이 2013년 때와 비슷하다. 좋은 징조 같다. 그때보다 더 좋은 건 마음이 편해졌다는 거다. 욕심 내지 않고 컨디션에 맞게 즐기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각오를 다졌다.

제주=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서울국제마라톤#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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