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포스트시즌 탈락,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진 김시진 감독의 사퇴, 원정 숙소 CCTV사찰 파문으로 경영진 경질, 코칭스태프 대거 교체…. 지난 연말 롯데는 다른 팀들이 몇 해에 걸쳐 겪었던 고난을 한꺼번에 만났다. 연이은 악재 속에서 이종운(49) 신임 감독이 팀 부활의 무거운 책임을 맡았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력 보강은 없었고 좌완 에이스 장원준마저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났다. 지난달 16일 미국 애리조나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난 롯데 선수단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롯데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에서 한달 여 훈련을 마쳤다. 한국으로 돌아와 하룻밤을 보내고 16일 일본 가고시마로 떠나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시작한다.
애리조나 캠프 후 롯데는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감독과 선수들이 밝힌 애리조나 캠프의 가장 큰 성과는 모처럼 밝아진 분위기 그리고 분명한 목표의식이었다.
이종운 감독은 출국 전 “유니폼을 갈아입고 그라운드에 있을 때는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나 갓 입단한 신인 선수나 아무런 차이가 느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톱스타와 백업, 베테랑, 신인들이 똑같이 헌신하는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1차 캠프를 마무리한 이 감독은 “훈련 때 예의와 자세 등의 중요성에 대해서 항상 강조하고 있는데 선수들이 잘 이해해주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팀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외야와 선발진 등 포지션 경쟁이 치열했지만 주장 최준석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분위기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의 간판선수이자 주축 전력이 된 손아섭은 “144게임 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겠다”며 솔선수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