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애리조나 캠프 종료…일시 귀국 21일부터 오키나와서 8차례 연습경기 유격수 경쟁 윤석민·김하성 집중점검
오키나와에서 자율야구를 증명해야 한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최근 2년 동안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작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개인과 팀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선수단 전체는 ‘자율’이라는 에너지가 시스템으로 확고하게 정착했다.
자율은 언뜻 보기에 좋은 떡이지만 분명한 책임소재가 뒤따른다. 선수들에게 충분한 권리를 주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요구한다. 이겨낸 선수들은 박병호, 서건창과 같은 ‘스타’가 될 수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으면 무명으로 끝날 수도 있다. 효율을 얻기 위해 선수들 스스로에게 길을 찾도록 조언하는 것이 바로 넥센의 힘이고, 곧 강점이다.
넥센은 17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1차 전훈을 마감한다. 넥센의 1차 전훈의 핵심은 자율야구였다. 선수들은 알아서 움직인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수비, 타격 훈련 등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웠다. 윤석민(30)과 한현희(22)는 각각 유격수와 선발투수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5kg의 감량 목표를 설정하고 식단을 조절했다. 웨이트를 통해 근력을 키웠다. 선발후보 하영민(20)과 최원태(18)도 프로 ‘티’를 입기 위해 몸을 늘렸다. 박병호(29)는 헛스윙을 줄이기 위해 미세하게 타격폼을 수정했다.
넥센은 18일 귀국길에 올라 이틀 뒤 한국 땅을 밟는다. 20일 휴식을 갖고 다음날 2차 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오키나와에선 3월 4일까지 다소 짧은 일정을 소화한다. 열흘 남짓의 실전기간. 3차례 경기(SK-삼성-KIA) 후 하루 휴식, 그리고 다시 5경기(KIA-요코하마-SK-한화-LG)를 거푸 치러낸다. 넥센은 자체 연습구장이 없어서 훈련 일정에 무리를 하지 않고, 타 구단들과 실전 경기를 치러내며 감각을 끌어올린다. 날짜가 짧은 이유도, 일정이 빠듯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선수들은 자율에 맡긴 성장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강정호(28)의 피츠버그 진출 이후 유격수 경쟁을 놓고 다투는 윤석민과 김하성(20)이 집중점검을 받는다. 스나이더도 코너 외야수로 실전에 나선다. 새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가져간 타 구단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