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연습경기 도중 턱뼈골절 중도 귀국 “최악의 상황 피해”…“회복 어려운 부위” 야신, 훈련계획 수정…권용관 2루 배치
“이제 말은 조금 하긴 하던데 죽만 먹는다고 하니….”
일본 고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차 캠프를 진행하기 위해 15일 오키나와로 떠난 김성근(73) 감독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한화 전력의 핵인 정근우(33)가 불의의 하악골(아래턱뼈) 미세골절로 이날 중도 귀국했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지난 13일 일본 고치현 하루노구장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연습경기에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뒤 1회 수비 도중 쓰러졌다. 무사 1루서 땅볼을 잡은 1루수 추승우가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로 던진 송구가 그만 슬라이딩으로 2루로 돌진하던 1루 주자의 헬멧을 스치며 굴절돼 정근우의 얼굴을 강타한 것. 경기 종료 후 현지 병원에서 CT 촬영을 한 결과 아래턱뼈 미세골절로 판명됐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근우는 15일 강성인 트레니닝코치와 함께 오키나와행 대신 귀국을 택했다. 16일 서울대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정근우의 부상 부위에 대해 “천만다행”이라는 쪽과 “의외로 회복이 어려운 부위일 수 있다”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 코치는 “공이 조금만 더 위로 튀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 입이나 코, 눈에 맞았으면 어쩔 뻔했나. 아니면 조금 아래 목 성대 부위에 맞더라도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었다”며 “최악의 상황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액땜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CT촬영한 사진을 보니 턱 한가운데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부위에 살짝 금이 간 상태였다. 김 감독은 “수술을 피하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해야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 비하면 천만다행이지, 하악골 골절을 단순한 부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내야수 권용관은 “내가 LG 시절(2008년) 타구에 맞아 광대뼈와 코뼈가 부러진 적이 있지 않느냐”면서 “차라리 그 부위가 부러진 게 나을지 모른다. 거긴 가만히 있으면 뼈가 붙는다. 그런데 사람이 밥을 안 먹을 수도 없고, 말을 안 할 수 없지 않느냐. 턱에 충격이 전해지다 보면 실금이 잘 안 붙을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실제로 정근우는 부상 이후 죽만 먹고 있다. 체력 유지를 위해서는 고기를 씹어 먹기도 해야 하는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야구선수들은 타격시, 전력질주시, 송구시 순간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강하게 이를 앙다문다. 웨이트트레이닝도 마찬가지다. 일반인과 운동선수는 회복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를 수 있다.
김 감독은 “일단 오키나와에는 정근우가 없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수정해야겠다”면서 “현재 강경학은 무릎과 어깨가 조금 좋지 않고, 발목 수술을 한 한상훈은 아직 재활 중이다. 연습경기에 2루수로 권용관을 써야겠다. 유격수는 박한결 등 어린 선수들을 기용해서 키워보겠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16일 검진 후 의사 소견에 따라 향후 한국에서 요양을 하거나 오키나와 합류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화 선수단은 서울발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