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400m 대추격… ‘천년동안’ 2년만에 퀸 복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6일 03시 00분


제19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4위 달리다 직선구간서 추월 또 추월
2015년 최고 3만7740명 입장객 몰려

과천벌의 질주 15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19회 동아일보 대상경주에 참가한 말들이 질주하고 있다. 총상금 2억 원이 걸린 이 대회에서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춘 ‘천년동안’이 2013년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차지했다.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과천벌의 질주 15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19회 동아일보 대상경주에 참가한 말들이 질주하고 있다. 총상금 2억 원이 걸린 이 대회에서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춘 ‘천년동안’이 2013년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차지했다.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마지막 4코너를 4위로 돈 7번 말이 마지막 400m 직선 구간에서 질주를 시작했다. 앞서 달리던 말들을 차례로 제치자 4만 명 가까운 관중이 일제히 “와” 하며 함성을 터뜨렸다. ‘천년동안’이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국내 최강의 여왕 경주마에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15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9경주(2000m)로 열린 제19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총상금 2억 원)에서 문세영 기수(35)와 호흡을 맞춘 ‘천년동안’은 우승을 차지한 뒤 꽃다발을 목에 걸었다. 2분13초4의 기록을 남긴 ‘천년동안’은 금빛환희(2분14초1)를 4마신(馬身·말의 몸길이로 1마신은 2.4m) 차로 제치고 2013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과천벌 퀸에 등극했다. 우승상금은 1억1000만 원.

이번 대회는 4세 이상의 국산 암말이면 누구나 레이스에 나설 수 있었다. 명실상부한 최강의 암말을 가리는 무대에서 ‘천년동안’은 11필의 출전마 가운데 레이팅(주마 능력을 1∼140으로 수치화한 지수)이 117로 가장 높아 우승 후보로 꼽혔고, 이변은 없었다. 2000m 장거리 레이스 초반 선두를 내줬던 ‘천년동안’은 3코너까지 4위에 처졌으나 마지막 코너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추월에 나선 끝에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1코너부터 4코너까지 선두에 나서며 대회 2연패의 희망을 높였던 ‘우아등선’은 5위로 마쳤다.

이상유 경마 평론가는 “‘천년동안’이 추입(막판에 추월하는 성향)의 여제다운 명성을 과시했다. 영리한 말몰이로 유명한 문세영 기수가 ‘천년동안’이 당분간 과천벌을 주도할 암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따뜻한 휴일을 맞아 이날 경마장에는 올해 최고인 3만7740명의 입장객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제19회 동아일보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문세영 기수(위)와 ‘천년동안’.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제19회 동아일보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문세영 기수(위)와 ‘천년동안’. 과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물 흐르듯 탔더니 결승점 와 있었다” ▼

문세영 기수 “첫돌 맞는 둘째에게 선물”
최상기 마주는 대상경주 3연패 달성


‘천 년동안’의 최상기 마주는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천년동안’이 2013년과 올해 정상을 차지했고, 지난해 우승한 ‘우아등선’ 역시 최상기 마주가 갖고 있는 경주말이다. 영농조합법인인 산수골농장 대표인 최상기 마주는 형제 마주로도 유명하다. 먼저 부산에서 마주로 활동하고 있던 동생 최상일 씨의 영향으로 2005년부터 마주가 된 것. 이날 해외 출장 중인 최상기 마주를 대신해 경기에 참석한 동생 최상일 씨의 아내 이진아 씨는 “시아주버니가 암말을 좋아하시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주위에서 고생해 주신 분들 덕분”이라며 기뻐했다.

우승의 주역인 문세영 기수는 “‘천년동안’은 기수가 작전을 전개하기 좋은 말이다. 물 흐르듯 탔더니 결승점에 와 있었다”며 공을 말에게 돌렸다. 그는 또 “3월 1일이 둘째 아이 첫돌인데 좋은 선물을 해준 것 같다”며 웃었다. 2001년 데뷔한 문세영 기수는 최근 1년 동안 597전 162승을 기록해 승률 1위에 올라 있는 ‘리딩 자키’다.

30년 넘게 말을 관리해 오며 ‘천년동안’의 우승을 이끈 신삼영 조교사는 “‘천년동안’이 몇 차례 아깝게 우승을 놓치며 지난해 무관에 그쳤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 달 동안 스피드와 스태미나를 높이는 강훈련을 실시했다. 중량이 11kg 정도 줄면서 한결 가볍게 뛰었다”고 말했다. 신 조교사는 “‘천년동안’은 기수와 말이 고삐로 연결되는 재갈받이가 부드러워 컨트롤하기 편한 최고의 경주마”라고 칭찬했다.

과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천년동안#복귀#문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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