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로 그라운드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최용수 FC 서울 감독(42)이 올 시즌에는 ‘백공(백투더 공격) 축구’를 들고 나왔다. 최 감독은 16일 “3골을 먹더라도 5골을 넣어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모든 것이 아쉬웠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시즌 초반 11위까지 떨어졌다 반등에 성공하면서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축구협회(FA)컵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2%가 부족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결과와 내용에서 모두 아쉬웠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잃은 것이 많은 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고 말다.
공격축구를 버린 게 화근이었다. 서울이 2012년 K리그 우승과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원동력은 공격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공격의 핵인 데얀과 하대성(이상 베이징 궈안)이 팀을 떠나며 공격진에 구멍이 생겼고, 최 감독은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수비를 바꾸며 수비적인 전술을 택했다. 최 감독은 “첫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 운이 좋아 우승까지 차지했다”며 “지난 시즌에는 장고 끝에 악수라고 너무 생각이 많아 성적은 물론 팀의 색깔마저 잃게 됐다”고 말했다.
괌과 일본에서 벌인 전지훈련 때부터 서울의 공격축구는 빛을 내고 있다. 6차례의 연습 경기에서 23골을 터뜨리며 6전 전승을 거뒀다. 양쪽 풀백 차두리(35)와 김치우(32)가 공격에 가담하는 포백 시스템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13명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성공한 것도 공격축구가 안착되고 있다는 증거다. 최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체력훈련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시켰다. 공격과 수비가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전원이 공격과 수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해결사가 부족한 우리에게는 누구나 골을 터뜨릴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2015 아시안컵에서 존재감을 뽐낸 차두리를 비롯해 정조국(31), 김치우, 김진규(30), 김용대(36) 등 노장들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서울이 올 시즌 우승 후보에서 조금은 멀어진 측면이 있지만 고참 선수들이 제 역할만 잘 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40대 초반 감독의 선두주자인 그는 “4년 간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추구했다. 5년차가 되니 이제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선수 구성 등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우리만의 공격 축구를 한다면 좋은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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