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26)의 왼쪽 무릎 부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에리크 바우만 코치(42·네덜란드)는 “수술은 필요치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바우만 코치는 16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끝난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후 인터뷰에서 “이상화의 부진은 원래 부상이 있던 무릎에 피로가 겹쳤을 뿐이다. 좋은 선수인 만큼 수술 없이도 곧 다시 세계 정상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는 하루 전인 15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5위에 머물며 2008년 이후 7년 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 주 전 열린 6차 월드컵 1차 레이스에서도 5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재활로 버텨 온 왼쪽 무릎 부상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3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대표팀을 맡은 바우만 코치 “평창올림픽까지도 수술 없이 잘 뛸 수 있다고 본다. 수술이라는 위험 부담을 짊어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부터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왼쪽 무릎 연골이 닳아 물이 차는 증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화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고, 지난해 열린 소치 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이상화의 멘토이자 올림픽에 6차례 출전했던 이규혁 SBS해설위원도 비슷한 견해다. 그는 “수술은 위험해 보인다. 소치 올림픽 전에도 수술 얘기가 나왔을 때 내가 안 된다고 말렸다. 평창올림픽까지 꾸준히 보강운동을 하면서 부상을 안고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이 12위를 기록하면서 한국 대표팀의 이번 대회 메달은 남자 팀 추월에서 딴 동메달 1개가 전부다. 2008년 이후 이어져온 이 대회 금메달 행진도 멈췄다. 바우만 코치는 이에 대해 “올림픽이 끝난 뒤 첫 시즌이라 선수들의 훈련이 생각보다 늦었다. 감독이 바뀌고 새 훈련 등에 적응하느라 피로도 빨리 온 것 같다. 다음 시즌부터는 다시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주니어 대표팀 지도자를 지낸 바우만 코치는 짧은 기간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킨 뒤 충분한 휴식을 주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꾸준히 훈련하는 것에 중점을 두던 이전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는 앞으로 대표팀의 훈련 방식과 운영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다음 시즌 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지식과 훈련 방식을 한국팀에 적용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며 “한국 선수들은 하체 위주의 훈련을 많이 해 왔다. 앞으로 상체 등 몸 전체의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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