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제 대회 통해 드러난 높아진 GK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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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21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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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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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골키퍼는 서러운 포지션이다. 방어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고 실점하면 비난은 고스란히 골키퍼의 몫이다.

게다가 포메이션을 논할 때도 골키퍼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한국에서는 4-4-2나 3-4-1-2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골키퍼를 빼놓은 포지션이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난 1-4-4-2나 1-3-4-1-2라고 적는다”며 골키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골키퍼의 중요성은 나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열린 3개 국제대회 모두 골키퍼의 역할은 매우 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가 그랬고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김진현이,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서 코트디부아르의 부바카르 배리가 그랬다.

한국 대표팀으로만 범위를 좁혔을 때, 실패한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의 주범으로 골키퍼 정성룡이 꼽혔던 것, 준우승을 차지한 아시안컵에서는 김진현 골키퍼가 극찬을 받으며 주목 받았던 것도 팬들에게 골키퍼의 중요성이 크게 와 닿고 있음을 입증한다.

최근 축구에서 골키퍼의 비중이 확대된 건 기존의 역할인 골문을 지키는 능력 뿐 아니라 골키퍼가 상대 골문으로 향하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골키퍼가 자신 앞의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시작하는 경향이 세계 축구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

현대축구에서 골키퍼는 골문을 지키는 동시에 수비라인과의 패스플레이에 가담하고 빌드 업 과정의 출발점으로 능동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골키퍼의 활동 반경에 따라 상대는 공간이 제한되고 더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

본연의 역할인 선방 능력 역시 더욱 중요해졌다. 많은 득점을 하는 것보다 실점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면, 최소한 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골키퍼의 역할과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이는 월드컵 예선을 앞둔 슈틸리케 호에게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특히 득점력보다 수비의 힘으로 아시안컵 결승까지 올랐던 한국에게 골키퍼 포지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찬 김진현을 비롯해 김승규, 정성룡 등의 선의의 경쟁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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