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중인 정현석 위해 모자에 ‘뭉치자’ 새겨 분위기메이커 정근우 캠프 합류도 선수단에 큰힘
한화가 ‘하나’가 되고 있다. ‘팀(team)’으로 뭉치면서 결집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한화 선수단은 21일부터 경기용 모자에 ‘뭉치’라는 단어를 새겨 넣었다. ‘뭉치’(사진)는 지난해 12월 위암 수술을 받은 정현석(30)의 별명. 암투병 중인 그의 완치를 바라면서 하루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선수단의 염원이 담겨있다. 또한 선수단 전체가 다시 한번 ‘뭉치자’라는 의미도 함께 담았다.
이 같은 제안을 한 주장 김태균은 “동료 정현석 선수를 생각하면 지금 힘든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현석이의 빠른 쾌유를 한화 이글스 선수단 모두가 기도하고 있다. ‘함께 멀리 가자’라는 의미를 담아 선수들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 효과는 곧바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화는 모자에 ‘뭉치’를 새긴 첫날인 21일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로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값진 승리였다.
비록 연습경기일 뿐이라고 해도, 아무리 주전급이 대거 빠졌다고 해도, 18일 요코하마전 2-18, 19일 니혼햄전 8-19 참패는 충격이었다. 고치에서 지옥훈련을 견뎌낸 한화 선수단은 ‘이렇게 훈련을 해도 안 되나’라는 실의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이 움직였다.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 그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외국인타자 나이저 모건을 비롯해 김태균 송광민 최진행을 처음으로 투입했다. 그동안 감독실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 감독이 직접 덕아웃에 앉아 선수단을 지휘하기 시작하면서 선수단은 하나로 응집된 힘을 발휘했다.
한화는 이튿날인 22일 킨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이용규도 처음 지명타자로 나섰다. 그리고 3-5로 뒤진 7회에만 5점을 쓸어 담아 8-5 역전승을 거두면서 2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한화 선수단에는 또 하나의 원군이 찾아왔다. 하악골(아래턱뼈) 미세골절상으로 귀국했던 정근우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재합류한 것. 귀국 후 지난 16일 서울대병원 검진 결과 재활 기간 4주의 진단을 받았지만, 국내보다는 날씨가 따뜻한 오키나와 캠프에서 전담트레이닝코치와 재활에 전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근우가 경기에 나설 수 없지만 분위기 메이커인 그가 팀에 합류하는 것만으로도 한화 선수단에는 힘이 생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