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화 마운드 기대주 김민우
체구-구위-팔꿈치수술, 류와 닮은 꼴… 연습경기 16이닝 평균자책점 2.81
2006년 이후 구단 첫 신인왕 도전
한화가 2006년 류현진(28·LA 다저스)을 잡은 건 ‘천운(天運)’이었다. 1차 지명권을 갖고 있던 SK와 2차 드래프트 1순위였던 롯데가 각각 이재원과 나승현을 지명하는 바람에 한화는 왼손 투수 류현진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98승을 거둔 류현진은 2573만 달러(약 285억 원)의 이적료까지 팀에 남긴 뒤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2015년 한화는 또 한 번의 행운을 기대하고 있다. 주인공은 오른손 투수 김민우(20·사진)다. 김민우는 류현진과 많이 닮았다. 우선 덩치가 크고, 덩치에 걸맞게 힘 있는 공을 뿌린다. 류현진처럼 김민우도 용마고 재학 당시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김민우가 팔꿈치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그도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1년을 유급하면서 김민우는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돼 2차 지명에 나왔다. 2차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한화는 망설임 없이 그를 선택했다. 지명 당시부터 그는 ‘오른손 류현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제 남은 것은 팀과의 궁합이다. 류현진이 ‘괴물 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인식 전 감독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당시 한화의 투수층이 얇았던 것도 류현진이 많은 기회를 얻은 이유의 하나였다.
김민우 역시 여러모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야신’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또 투수진을 대폭 보강하긴 했지만 한화의 투수력은 여전히 강한 편이 아니다. 더구나 올해부터 팀당 경기 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 더 많은 투수가 필요하다.
김민우는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요즘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는 8회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1, 2차 스프링캠프에서 치러진 자체 홍백전 등 7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16이닝을 던지며 6실점(5자책)으로 막았다. 평균자책점은 2.81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13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4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선발과 중간, 마무리로 다양하게 기용할 것이다. 잘 키워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2006년 류현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고졸 신인이 데뷔 첫해 신인왕을 차지한 것은 2007년 임태훈(두산)이 마지막이다. 김민우가 올 시즌 별명에 걸맞은 투수로 성장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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