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감독으로서 첫 도전이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프로축구 인천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10위에 머물렀다. 재정적으로 힘든 시민 구단이어서 선수 보강이 쉽지 않았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봉길 감독(49)을 대신해 지난달 13일 김도훈 감독(45·사진)이 지휘봉을 잡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출신인 김 감독은 2005년 은퇴한 뒤 성남과 강원 코치를 거쳐 지난해에는 19세 이하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다. 김 감독은 “인천은 객관적인 전력이 약하다. 늑대가 호랑이를 잡을 때 혼자가 아닌 무리를 지어 함께 공격하듯 인천도 모두가 공격에 나서는 ‘늑대 축구’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보다 2주 정도 늦게 훈련을 시작한 김 감독은 조직력 다지기부터 시작했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태민 남준재(이상 성남), 구본상(울산), 이석현(서울), 문상윤(전북)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안재준 배승진(이상 안산), 최종환(상주 상무)도 군 복무를 하러 빠져나갔다. 김 감독은 “내가 구상했던 선수 구성은 10%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선수들은 그동안 주전으로 뛴 적이 적어 누구보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어 한다”며 “정해진 주전은 없다”고 말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잔류는 김 감독에게 큰힘이 되고 있다. 이천수(34), 설기현(36), 유현(31) 등이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천수나 (설)기현이 등 고참 선수들이 훈련장 안팎에서 후배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후배 선수들도 잘 따라 줘 다행이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2년간 K리그에서 30골을 넣었던 외국인 선수 케빈이 올 시즌 팀에 합류한 것도 또 다른 힘이다.
올 시즌 인천은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광주, 대전, 성남 등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일단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잘 안되는 부분을 지적하기보다는 잘하는 부분을 끌어내도록 하겠다. 초반에는 힘들겠지만 시즌 중반부터는 늑대 축구의 진면목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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