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대 메이저 종목의 수장 커미셔너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구단주들이 선임하지만 임명된 후의 커미셔너십은 별개다.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직은 지난달 25일부터 버드 셀리그의 후임인 롭 맨프리드가 수행하고 있다. 5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업무 능력에 따라 오랫동안 할 수 있다. 전임 셀리그 커미셔너는 대행을 포함해 22년 동안 메이저리그 수장을 지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를 제외하고 20년 넘게 직책을 수행한 장수 커미셔너가 많다.
맨프리드 커미셔너는 21일(한국 시간) 올 시범경기부터 경기시간 단축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우 강력한 방안들로 크게 3가지다.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구할 때는 더그아웃에서 신호를 보내야 한다. 판독하는 동안 타자는 절대 타석을 벗어날 수 없다. 한 발을 걸치고 있어야 한다.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 보스턴의 데이비드 오티즈와 더스틴 페드로이아처럼 타석을 벗어나 장갑에 침을 뱉고 만지고 두들기는 행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수 교체는 TV 광고시간(로컬 2분 25초, 전국 2분 45초) 안에 완료해 광고 후에는 곧바로 경기를 재개해야 한다. 경기시간 단축 방안은 시범경기와 4월 한 달의 유예기간을 거쳐 5월부터 공식 시행된다.
경기시간 단축은 전임 셀리그 커미셔너가 검토한 사항이고 맨프리드 커미셔너가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수년 동안 경기시간이 늘어났다. 최근만 해도 2011년 평균시간 2시간 52분, 2012년 2시간 56분, 2013년 2시간 59분, 그리고 지난 시즌 3시간 2분까지 늘어났다. 특히 라이벌 뉴욕 양키스-보스턴전은 평균 3시간 30분이 될 정도로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경기당 평균 시간이 3시간을 넘지 않은 팀은 시애틀이 유일했다.
맨프리드 커미셔너가 경기시간 촉진 강화에 나선 이유는 위기감의 발로다. 젊은 팬들이 야구를 외면하고 NFL과 미국프로농구(NBA)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는 젊은이들 사이에 지루한 경기로 통한다. 리그의 인기 선호도는 TV 중계권료와 비례한다. NBA는 2014∼2015시즌에 들어가기 전 ESPN, TNT와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연장했다. 종전 1년 평균 9억5000만 달러에서 2배가 넘는 20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NFL은 일찌감치 MLB와 NBA가 따라올 수 없는 천문학적 돈을 받고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MLB는 2021년까지 중계권 계약이 돼 있다. 8년에 124억 달러다. 1년 평균 15억5000만 달러. 최근 체결된 NBA보다 적은 액수의 중계권료다. NFL은 9년에 270억 달러다. 맨프리드 커미셔너가 팔을 걷어붙이고 경기 시간을 단축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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