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개띠 마라톤클럽’ 10년 넘게 지속된 행복한 달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17시 55분


‘58 개트라 마라톤대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요상한(?) 이름의 마라톤 대회를 여는 사람들이 있다. 달리기가 좋아서 모인 1958년생 개띠 마라토너들의 모임 ‘58 개띠 마라톤클럽’ 회원들이다. 마라톤에서 풀코스인 42.195㎞를 넘어 서는 거리를 달리는 것을 울트라라고 한다. 개띠 회원들이 뛰는 울트라 대회라서 ‘개트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회원들은 매년 3월이면 한 해의 첫 정기모임으로 마라톤을 한다.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건강과 친목을 동시에 다지는 것.

올해도 이들은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이 열리는 3월 15일 아침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다. 벌써 10년 넘게 해온 일이다. 서울 도심을 달려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오는 회원들도 많다. 이번에도 예년처럼 약 150명이 참가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일부 회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풀코스를 완주할 예정이다. 올해는 회원들이 58세가 된 기념으로 다 같이 속도를 맞춰 동반 달리기를 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이제 나이도 있으니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함께 달리며 행복을 느끼자는 취지다. 목표시간은 행사 취지에 맞게 4시간 58분으로 정했다.

회원들은 대부분 뒤늦게 마라톤에 빠졌다. 모임이 처음 생긴 2003년 40대 중반이던 회원들은 회사에서 퇴출되거나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마라톤은 2의 인생을 준비해야 했던 회원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고 함께 뛰며 사람들과의 친분도 쌓을 수 있었다. 힘든 만큼 풀코스 완주 후 성취감이 크고 기록 경신의 재미도 쏠쏠했다. 사람 수 제한 없이 수백 명이 모여도 같이 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모임 총무를 맡고 있는 임영오 씨는 “우리 또래들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면 몸을 만드는 게 필수다. 마라톤 덕분에 몸 하나는 건강하니까 젊은 친구들 앞에서도 자신감이 생긴다. 마라톤을 하면서 고혈압 증상이 호전되자 처음에 말렸던 아내도 이제는 응원해준다”며 웃었다.

2015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 및 서울챌린지 10K(10km) 부문은 28일까지 동아마라톤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marathon.donga.com)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주애진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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