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17년전 데뷔 때처럼 세게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03시 00분


김효주 “종일 땀 쏟아 바로 곯아떨어져”
LPGA ‘혼다 타일랜드’ 26일 티오프… 시즌 첫 출격하는 한국 맏언니-막내

몸 푸는 KLPGA 최강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CC 파타야 올드코스(파72)에서 김효주가 몸을 풀고 있다. 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몸 푸는 KLPGA 최강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CC 파타야 올드코스(파72)에서 김효주가 몸을 풀고 있다. 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했던 1998년 김효주(20·롯데)는 세 살배기 아기였다. 25일 태국 방콕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촌부리의 시암CC 파타야 올드코스(파72)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둘은 18세 차의 세월을 뛰어넘어 함께 몸을 풀며 결전에 대비하고 있었다. 26일 이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혼다 타일랜드는 박세리와 김효주에게 모두 올 시즌 첫 무대다. 지난해 잔부상에 시달렸던 박세리는 앞서 열린 3개 대회에 결장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국내 필드를 평정한 김효주는 이 대회를 통해 LPGA투어에 데뷔한다. 40일 동안 태국에 머물며 전지훈련을 한 김효주의 팔과 다리는 그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보여주듯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김효주는 먼저 연습하고 있던 박세리에게 다가가 90도 가까이 허리를 굽히며 “안녕하세요”라고 깍듯하게 인사했다.

박세리(왼쪽)와 김효주가 서로의 선전을 기원하며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세리(왼쪽)와 김효주가 서로의 선전을 기원하며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세리가 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라면 김효주는 그 토양 위에서 성장을 거듭한 숱한 후배들 가운데 차세대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고령이 된 박세리는 막내인 김효주에게 “준비 많이 했지. 열심히 해라”라고 격려했다.

2016시즌 종료 후 은퇴할 계획인 박세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 때처럼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효주 역시 “밤에 숙소에 들어오면 바로 곯아떨어질 정도로 하루 종일 땀을 쏟았다. 체력을 강화한 덕분에 아이언은 반 클럽, 우드는 한 클럽 가까이 비거리가 늘었다”고 했다. 김효주가 지난해 말 받은 시력 교정 라섹 수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줄곧 끼던 콘택트렌즈와 영원히 작별했다”는 김효주는 “아침에 일어나 벽시계의 시간을 알 수 있을 때마다 신기하기만 하다. 다시 눈을 떴는데도 퍼팅 때 어드레스가 잘되지 않아 고민”이라며 웃었다. 박세리 역시 2000년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뒤 2001년 자신의 시즌 최다인 5승을 거뒀다. 태국 현지에서 해산물을 잘못 먹어 장염에 시달리고 있는 박세리는 “아무래도 좋아진 시력과 몸이 제대로 반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효주는 안경을 벗고 쌍꺼풀 수술을 한 리디아 고의 외모가 화제가 된 데 대해 “외모에 자신감이 생기면 공도 잘 맞는 것 아니겠느냐. 난 원래 쌍꺼풀이 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박세리는 17년 전 LPGA투어에 처음 도전했을 때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를 회상하던 박세리는 “시즌 초반 꾸준히 20, 30위권에 들었는데도 한국에서는 우승컵이 없다고 난리가 났다.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그해 5월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서 거두며 자신감을 찾았다. 효주는 자기 관리를 잘할 것 같다”고 했다.

김효주는 자신을 향한 높아진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큰 부담은 없어 보였다. “데뷔전도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일 뿐이다. 내일 1라운드를 치른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내게 많은 변화가 있었으므로 일단 적응이 우선이라고 본다. 편하게 치겠다. 설사 잘 안 풀린다고 해도 더 노력하면 그만이다.”

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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