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부담되기보다 막 설레요. 첫 프로볼링대회 출전이고, 어차피 순위권 안에 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마음이 편안해요. 오히려 어려운 레인을 만나면 어떨까 기대돼요.”
신수지(24)의 목소리는 한없이 밝았다. 원조 리듬체조 요정에서 프로볼링 선수로 전향한 뒤 첫 대회가 코앞인데 전혀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신수지는 다음달 4~6일 서울 공릉볼링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로즈필드·아마존수족관컵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해 2월 박경신 프로(38)와 훈련을 시작한지 1년 여 만이다.
볼링에 푹 빠져 매일 30게임을 소화했던 신수지는 최근 연습량을 줄였다. 손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코치님(박 프로)이 하루에 10게임 정도만 하라는 데도 자꾸 욕심이 나서 20게임 가까이 하게 된다”며 웃었다.
프로볼링 선수들은 남녀 모두 15파운드 공을 많이 쓴다. 신수지는 처음 볼링을 시작했을 때 훈련을 너무 많이 해서 손가락에 이상이 왔다. 이후 공 무게를 줄였고 지난해 11월 프로 테스트 때도 14파운드 공을 썼다. 한 달 전부터 데뷔전에 대비해 공 무게를 15파운드로 늘렸더니 다시 손가락에 무리가 왔다. 병원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면서도 신수지는 “참는 게 워낙 익숙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스스로 ‘운동 중독’이라고 말하는 신수지는 2011년 은퇴 후 골프 야구 승마 등 각종 스포츠를 즐겼다. 그 중에서도 유독 볼링이 좋았다. 2013년 말 친구들과 찾은 볼링장에서 난생 처음 볼링공을 잡았다. 나름 운동신경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볼링은 달랐다. 너무하다 싶을 만큼 못 쳤다. 자극을 받은 신수지는 매일 혼자 볼링장을 찾아가 연습했다. 그러다 박 프로를 소개받아 정식 지도를 받게 됐다.
신수지에게 리듬체조는 힘들지만 정을 뗄 수 없는 복잡 미묘한 대상이었다면 볼링은 즐거운 운동이다. 그는 “볼링은 파괴력이 있어서 매력적이다. 리듬체조를 할 때도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좋아했다. 파워와 에너지가 있는 볼링공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를 기록했을 때의 짜릿함도 좋다고 했다.
신수지는 올해 최대한 많은 볼링 대회에 참가하려 한다. 경험을 많이 쌓기 위해서다. 최근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그는 “리듬체조 선수시절 열심히 노력한 것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볼링도 국제대회 효자종목이지만 아직 비인기 종목이다. 방송을 통해 볼링을 더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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