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중부 우승후보’ 피츠버그에서 강정호가 맡게 될 보직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일 20시 05분


강정호. 사진출처=피츠버그 구단 페이스북
강정호. 사진출처=피츠버그 구단 페이스북
이치로 스즈키(41)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수다. 2001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시애틀 감독은 1990년 신시내티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던 루 피넬라였다.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면서 기자들은 “올 시즌 시애틀의 톱타자는 이치로냐”며 집중질문을 했다. 피넬라 감독은 “결정된 게 없다”면서 “테이블세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소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통해 피넬라 감독의 마음은 바뀌었고, 이치로는 부동의 톱타자가 되면서 잇단 대기록을 세웠다. 이 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일본 프로야구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미국의 트리플A 수준으로 봤다. 투수 히데오 노모와 야수 이치로 스즈키의 눈부신 활약 덕에 일본 프로야구에서 우수한 기량을 보인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 넥센 강정호는 국내 프로야구 출신의 첫 번째 메이저리그 야수가 됐다. 하지만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강정호의 정확한 기량을 알지 못한다. 유격수 조디 머서와 3루수 조시 해리슨이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 터라 전 넥센의 붙박이 유격수 강정호의 포지션은 오리무중이다. 일단 허들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에 강정호를 유격수로 기용하겠다고 했다. 첫 번째 시험무대로 보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후보일 정도로 전력이 탄탄하다. 선발진이 다른 부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뿐 내야, 외야 불펜 등이 막강하다. MVP 중견수 앤드류 맥커첸을 비롯해 선수들이 모두 젊은 20대들이다. 맥커첸은 “피츠버그 외야진이 메이저리그 최강이다”며 자신감을 보일 정도다. 몇몇 전문가들은 피츠버그를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도 꼽는다. 피츠버그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79년이었다.

강정호의 경쟁자 면면을 보면 유격수 조디 머서(28)는 올해가 풀타임 3년째다. 2013년 타율 0.285, 홈런 8개, 타점 27개를 작성했고, 2014년에는 타율 0.255, 홈런 12개, 타점 55개로 찬스에 강했다. 출루율은 지난해 0.305였다. 올해부터 개막전 3루수로 나서는 조시 해리슨(27)은 지난 시즌 143경기가 최다 출장이다. 유틸리티 맨에서 3루수로 고정된 터라 파워에서 다소 취약하다. 클래식 3루수는 수비뿐 아니라 홈런 20개 이상을 쳐내는 파워배팅의 소유자들이다. 해리슨은 지난 시즌까지 372경기에 출장해 홈런 20개를 기록했다. 두 선수 수비력은 평균 이상이다.

피츠버그는 3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브래든튼 맥케니필드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진 뒤 4일부터 본격적인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강정호에게는 시즌이 시작되는 셈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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