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죠. 현역 시절 내 모습을 팀에 계속 이식할 겁니다.”
프로축구 제주의 조성환 감독(45·사진)은 현역 시절 ‘악바리’였다. 유공과 부천 SK, 전북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활약했던 조 감독은 공격수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뚫리면 반칙이라도 해서 흐름을 끊었다.
8시즌 동안 출전한 230경기(4골 19도움)에서 조 감독은 505개의 반칙을 했다. 경고 카드도 48장을 받았다. 1999년에는 35경기에서 반칙을 101개나 했다. 상대 선수들은 ‘걸리면 죽는다’며 조 감독을 피했다. 투지만큼은 조 감독을 당할 자가 없었다. 아주대 4학년이었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대표팀과 평가전을 할 때는 올림픽 대표 선수 5명을 그라운드에 쓰러뜨렸다. 당시 김삼락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조 감독을 ‘깡패’라고 불렀다.
조 감독은 “전임 박경훈 감독의 부드러운 패싱 축구에 강한 투지와 스피드를 더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는 지난 시즌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고비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K리그 클래식 5위를 차지했다. 조 감독은 “상위권 팀들과의 경쟁에서 쉽게 무너졌다. 그런 아쉬움을 반복할 수 없다”고 다짐했다.
조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박진감 있는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주는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39득점에 그쳤다. 조 감독은 “올 시즌에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강한 압박 축구를 펼칠 것”이라며 “압박 수비로 볼을 뺏어낸 뒤 득점을 올리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포항에 임대돼 6골 3도움으로 2015 호주 아시안컵 국가대표 예비엔트리에도 선발됐던 프로축구 1호 다문화가정 출신 선수 강수일(28)이 팀에 복귀했다. 기성용, 이청용과 함께 2007년 캐나다 U―20월드컵에서 맹활약한 공격수 심영성(28)도 교통사고로 다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한 후 4부 리그에서 뛰다 2년 만에 돌아왔다. 조 감독은 “어려움을 겪고 성장한 선수들이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엄격한 규율과 함께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조 감독은 “체력과 심리적인 면을 세밀히 배려하며 선수들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요즘 ‘7월’을 자주 언급한다. 지난 시즌 상위권 도약을 앞두고 맥없이 무너졌던 7월을 상승의 계절로 바꿔 놓겠다는 각오다. 7월을 위한 조 감독의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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