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은 K리그에서 팬이 많기로 손꼽히는 구단이다. 지난해에도 클래식(1부리그) 12개 팀 중 가장 많은 평균관중(1만9608명)을 동원했다. 그런 수원이 ‘관중이 줄어도 좋다’며 올 시즌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공짜 표를 없애 좌석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 있는 도전이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수원-포항 스틸러스전이 열린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 1층 스탠드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들 팬은 모두 스스로 돈을 내고 표를 구해 들어온 ‘정정당당한’ 관중이었다.
지난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 가운데 무료 입장객은 26%에 이른다. 수원이 이럴진대, 타구단의 상황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K리그가 팬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급한 마음에 관중석이라도 채우고 보자며 공짜 표를 남발한 결과다. 이는 돈을 주고 입장한 팬들에 대한 모독이자, K리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자충수다.
수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공짜 표 근절을 위해 프런트는 물론 선수단도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연간회원권을 따로 구입토록 했다. 나아가 올해부터 홈구장 2층 스탠드의 4분의 3을 통천으로 덮었다. 전체 약 2만석 규모로, 스탠드를 현실에 맞게 알차게 운영한다. 이는 관중의 몰입도를 높이면서 좌석에 대한 가치를 키우기 위한 시도다.
일단 수원의 시도는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25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 1만3806명, 8일 포항전에 1만7573명이 각각 입장했다.
프로스포츠에서 공짜 표는 리그의 건전성을 해치는 암적 존재다. 수원뿐 아니라 울산현대, 안산 경찰청도 올해 공짜 표 없애기에 도전한다. 개막전이었음에도 포항전 관중은 지난해 평균에 미치지 못했지만 수원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관중이 줄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기 위해선 공짜 표가 없어져야 한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수원의 의욕적 행보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