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 첫 등판 3이닝 1안타4K 무실점 호투 손혁 코치 “제구 뒷받침 몸쪽승부 위력적” 견제 능력 수준급…투구동작은 다소 딱딱 정수빈 등 빠른 주자 어떻게 막을 지 관건
넥센의 새 외국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0)는 첫 선발등판한 7일 목동 kt와 시범경기에서 강렬한 국내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3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1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염경엽 감독뿐만 아니라 kt 조범현 감독도 “좋은 투수를 데려왔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SK 박경완 2군 육성총괄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넥센은 작년 중반 합류해 좋은 활약을 펼친 헨리 소사(LG)와 재계약이 틀어지면서 곧장 피어밴드를 영입했다. 피어밴드는 구단에서 2∼3년 전부터 지켜봤던 투수.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앤디 밴 헤켄의 성공사례를 따라 제구가 좋은 좌완투수를 데려왔다. 넥센은 10∼15승 정도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몸쪽 승부와 명품 체인지업의 기대효과
피어밴드는 kt전부터 칼날 같은 제구력을 뽐냈다. 몸쪽과 바깥쪽을 구석구석 찌르는 직구와 변화구가 단연 인상적이었다. 볼 판정을 받은 공도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1∼2개 정도 빠진 수준이었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6km를 찍었다. 넥센 입단 당시만 해도 140km 초반의 공을 던진다고 알려졌으나 구속도 더 나왔고 묵직했다. 날씨가 풀리고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가면 140km 후반까지 던질 것으로 보인다. 직구는 포심과 투심을 섞어 던진다. 손혁 투수코치는 “힘으로 보여줄 때는 포심, 불리한 카운트나 순간순간에는 투심을 던진다. ‘공끝’이 좋다. 지저분한 편이다”고 말했다.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동일한 투구동작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은 일반적인 그립과 조금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체인지업의 그것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붙이고 중지와 약지, 새끼손가락을 실밥에 걸쳐 모두 이용하는데 피어밴드는 두개의 손가락을 쓴다. 이 공은 카운트를 잡는 체인지업과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로 모두 활용가능하다. 평소 몸쪽 승부를 즐기면서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체인지업이 더욱 위력적이다. 손 코치는 “피어밴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특히 제구가 뒷받침된 몸쪽 승부가 좋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슬라이더와 커브, 커터 등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꽂을 수 있다.
● 투구동작은 딱딱… 빠른 주자들에게 익숙해져야
투구동작은 다소 딱딱하다. 손 코치는 “처음 투구폼을 봤을 때 부드럽지 않았다. 공을 잘 던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구동작이 안 좋아질 때 말해달라고 하더라. 미국에서도 같은 지적을 받았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 단점을 잘 알고 있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슬라이드스텝은 1.2∼1.4초에 달한다. 좌완투수이고 슬라이드스텝도 빨라 주자를 견제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 다만 한국무대 적응이 필요하다. kt전에서는 빠른 주자의 출루를 막아내면서 견제와 운영능력 등의 점검이 부족했다. 넥센은 스스로 템포(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점을 믿고 있다. 손 코치는 “류현진이 ‘미국에선 주자들이 많이 뛰지 않아 경기운영이 한층 편하다’고 말한 적 있다. 피어밴드가 KBO리그에서 대표적 준족인 이대형(kt)이나 정수빈(두산) 같은 주자가 나갔을 때 어떻게 압박을 뚫고 경기를 풀어낼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 라이언 피어밴드는?
▲생년월일=1985년 8월 22일(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신체조건=190cm·102kg(좌투좌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03 시애틀 매리너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31경기(선발등판 19경기) 2승11패 방어율 7.15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239경기(선발등판 219경기) 72승 68패 방어율 4.25 ▲넥센 입단 계약조건=계약금 7만 달러, 연봉 23만 달러, 옵션 8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