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리바운드 여왕의 쓸쓸한 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PO 좌절 하나외환 토마스… “시즌 초 부상만 아니었어도…”

여자프로농구(WKBL) 득점왕과 리바운드왕에 올랐지만 봄 농구를 쓸쓸하게 지켜봐야만 하게 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PO)에 탈락한 하나외환(13승 22패)의 엘리사 토마스(23·사진) 이야기다. 하나외환은 10일 부천 안방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경기(64-54)에서 토마스의 23득점 18리바운드 활약을 앞세워 마지막 7라운드 전승(5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토마스는 이번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9득점, 리바운드 11개로 두 부문 모두에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한 선수가 시즌 득점왕과 리바운드왕을 동시에 차지한 건 WKBL 통산 6번째다. 어시스트 3위(경기당 3.6개), 공헌도 2위 등 공수 모든 면에서 토마스의 활약은 눈부셨지만 팀을 PO까지 이끌지는 못했다. 그에 앞서 득점과 리바운드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 중 2000년 여름리그 천란(금호생명·6위)과 2003년 여름리그 마아시(금호생명·6위)도 토마스처럼 PO에서 뛰지 못했다.

토마스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하나외환 유니폼을 입었다.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은 “빠른 농구를 지향하는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라며 토마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토마스가 지난해 11월 8일 시즌 개막 3경기 만에 발목을 다치면서 하나외환의 시즌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토마스는 7경기를 내리 쉬고 12월 7일 복귀했다. 복귀한 뒤에는 한동안 팀 호흡을 다시 맞춰야 했다. 하지만 ‘토마스 효과’는 컸다. 최하위를 달리던 팀은 시즌 최다였던 8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차츰 승수를 쌓아나가 꼴찌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판세를 뒤집기엔 너무 늦었다.

박 감독은 “시즌 초반 토마스와 김정은이 동시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점이 PO 진출 실패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가드와 센터도 토마스의 플레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토마스는 공을 가진 상태에서도 스피드가 빠르다. 동료들을 살려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도 잘한다. 수비도 적극적이다.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라며 아쉬워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하나외환#토마스#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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