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교수 “단장친구인데 AD카드 달라” 실랑이 김 단장 “명단에 빠진 건 실무진 실수” 해명
치어리더 김연정 출연 홍보…농구 겹쳐 불참 타 종목 일정 확인 안하고 소속사 조율 못해
울산현대는 2015시즌을 앞두고 40대 사령탑 윤정환(42) 감독을 영입하며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프런트에도 젊은 바람이 불었다. 김광국(48·사진) 단장과 김현희(40) 사무국장의 선임은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울산의 구단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64·현대중공업 사장) 총재다. 이 같은 인사는 혁신을 바라는 권 총재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마케팅 방안들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치어리더 응원 도입과 티켓 유료화 정책이었다. 그러나 3월 8일 홈 개막전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프런트는 운영 면에서 미숙했다.
● “나 단장 친구인데 AD카드 좀…” 티켓 유료화의 민낯
FC서울과의 개막전을 앞둔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의 AD발급처에선 실랑이가 벌어졌다. 대구 소재 모 사립대 A교수가 “나 김광국 단장의 친구인데 AD카드를 발급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AD카드 발급 대상자 명단에는 그런 이름이 없었다. 그러나 A교수는 구단 관계자와 통화한 뒤, 결국 일행 2명과 함께 스태프 A카드를 발급받았다.
A교수는 전직 울산의 마케팅 직원이었고, 현재는 울산의 티켓 예매를 대행하는 SK 플래닛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그의 일행 2명은 SK플래닛 직원이다. 김 단장은 “주변에 자랑하고 싶어서 내 친구라고 한 것은 잘못이지만, 사실 관계사 직원은 AD카드 발급이 가능하다”며 이 소동을 지각없는 한 개인의 문제로 돌렸다.
관계사 정직원이 아닌 컨설턴트까지도 AD카드 발급 대상이 돼야 하는지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울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개막전 당일은 울산이 야심 차게 추진한 티켓 유료화의 첫 날이었다.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업계 관련자와 지인 등을 통한 무료입장을 근절하겠다”며 구태 척결 의지를 표명한 적도 있다. 그만큼 AD카드 발급 대상자 관리는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A교수가 명단에서 빠진 것은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A교수는 “나도 한때 마케팅 직원이었는데, 해선 안 될 언행을 했다”며 구단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 김연정 앞세워 치어리더 마케팅 홍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
울산은 인기 치어리더 김연정(25)을 앞세워 치어리더 응원전을 적극 홍보했다. 개막전에는 8명의 치어리더가 출동했다. 그러나 김연정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김연정은 이날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LG-오리온스의 1차전이 열린 창원에서 공연했다. 김광국 단장은 “개막 며칠 전에 김연정이 올 수 없다는 얘길 들어서 사실 우리도 좀 당황했다”고 밝혔다.
김연정은 현재 프로축구뿐 아니라 프로야구(NC), 프로농구(LG), 프로배구(현대캐피탈)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각 구단은 주요 일정이 타 종목과 겹칠 경우 김연정의 소속사를 통해 조율에 나선다. 울산이 김연정 영입 보도자료를 낸 2월 24일에는 KBL의 PO 일정이 나왔다. 대진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3월 8일 정규리그 4·5위 간의 PO가 열린다는 사실은 공지됐다. 당시 LG는 공동 4위였다. 홈이든, 원정이든 3월 8일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대단히 높았다. LG 구단 관계자는 “김연정은 LG 치어리더팀장이다. 홈이든, 원정이든 있어야 한다. 울산의 개막전과 일정이 겹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3월초 미리 김연정의 소속사와 조율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제대로 타 종목 일정을 파악하지 못한 울산은 김연정이 개막전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가 돌발변수를 맞았다. 개막 하루 전날에서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김현희 사무국장은 “계약조건은 김연정이 울산의 19번 홈경기 중 15번 이상을 출연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세밀하게 채워가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개막전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살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