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57)은 메이저리그 10년 경력의 선수 출신이다. 주로 1루수, 우익수 및 간간이 포수를 맡았다. 캔자스시티의 영웅 조지 브레트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허들이 로열스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1979년을 제외하고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후 로열스는 지난해 29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나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백업이었지만 허들은 로열스 전성기에 활동했다. 통산 타율 0.259, 홈런 32개, 타점 193개를 남겼다.
오랜 코치 생활을 거친 허들은 2002년 처음 콜로라도 로키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콜로라도에서 8년 재임하는 동안 플레이오프에는 딱 한 차례 진출했다. 2007년이었다. 허들의 유일한 정규시즌 승률 5할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 해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콜로라도는 메어지리그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록토보 돌풍’을 일으켰다. ‘록토보’는 로키스와 10월 옥토버의 합성어다. 와일드카드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정작 월드시리즈에서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보스턴에 4경기 만에 일방적 패배를 당했다.
2009년 18경기 만에 성적부진으로 해고됐다. 구단은 프런트의 중요 보직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방송해설자로 활동했다. 2011년 피츠버그의 닐 헌팅턴 단장이 허들을 불렀다. 첫해 72승90패로 가능성을 보였다. 2012년에는 승률 5할대를 유지하다가 마운드의 난조로 시즌 막판에 무너져 79승8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로 끝냈다. 그리고 2013년 21년 만에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지난 시즌에도 와일드카드로 가을축제의 주인공이 됐다. 1990년-1992년 배리 본즈 시절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한 이후 처음이었다. 올해는 강력한 지구우승 후보다.
허들 감독의 지도자 성적은 화려하지 않다. 지휘봉을 맡은 콜로라도와 피츠버그는 스포츠 스몰마켓에 투자력이 취약한 팀들이다. 그러나 그는 콜로라도 창단 이래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시켰고, 피츠버그를 21년 만에 그리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 팀으로 만들었다. 이것만으로도 우수한 지도자로 평가할 수 있다. 허들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플레이어스 매니저’로 통한다. 선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합리적인 스타일이다. 허들 감독은 타격이 좋은 강정호를 다양하게 검증하고 있다. 유격수, 3루수, 클린업히터 등. 강정호가 시범경기에서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와의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그는 팀에 플러스 알파다. 조커카드가 될 수 있다. 이달 20일 이후면 강정호의 포지션 윤곽도 드러난다. 허들 감독이 강정호에게 어떤 포지션을 맡길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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