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59)은 지도자 시절인 1992년 삼성물산(현 삼성증권) 테니스단을 창단시켜 2009년까지 17년 동안 유망주를 키워냈다. 그의 손을 거친 박성희, 이형택, 조윤정, 전미라 등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며 한국 테니스의 위상을 높였다.
그랬기에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증권 테니스단의 해체를 직접 발표하는 주 회장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이날 주 회장은 “삼성증권이 테니스단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소속 선수인 정현을 더 좋은 조건으로 후원하고 협회에도 선수 육성 기금으로 3년 동안 매년 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년 계약을 한 정현은 연봉 5000만 원 비롯해 전담 코치와 트레이너 인건비, 해외 투어 경비, 기존 숙소 유지비 등을 포함해 연간 4억 원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된다.
당초 삼성증권은 불황 속에서 이렇다할 성적이 없던 테니스단을 해체하고 대신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대주 정현만을 후원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테니스 위축을 우려한 주 회장은 삼성증권 최고위층까지 설득해 협회 차원의 선수 육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주 회장은 “3년 후 성과가 좋으면 정현이나 협회 모두 계약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올 호주오픈 주니어 준우승자인 홍성찬을 비롯해 정윤성, 이덕희 등 고교생 유망주들이 쏟아진 만큼 체계적으로 키워보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대회 성적과 세계 랭킹(10위 이내에 들면 2억 원 등)에 따라 별도의 보너스를 받는 계약도 했다. 주 회장의 주선으로 홍성찬은 이형택의 지도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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