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LG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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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Q 19점 앞서다 역전패 위기까지… 막판 문태종 결승 자유투로 환호
오리온스 꺾고 모비스와 4강 격돌

프로농구 LG가 천신만고 끝에 오리온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LG는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오리온스를 83-80으로 제압하고 3승 2패로 팀 통산 8번째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반면 8시즌 만에 4강 진출을 노렸던 오리온스는 눈물을 삼켰다.

양 팀은 5차전을 앞두고 특정 선수를 거론했다. 오리온스 김병철 코치는 “오늘은 (김)동욱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LG 김진 감독은 4차전까지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빠른 농구를 위해 가드 유병훈(25)을 선발 투입해 김시래와 투 가드로 배치했다. 4차전까지 외곽에서 골밑으로 밀고 들어오는 돌파가 좋은 오리온스의 노장 김동욱(34·194cm)을 막느라 신장이 작은 유병훈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공교롭게도 양 팀이 던진 회심의 카드는 같은 포지션에서 일대일로 맞붙었다.

김 감독은 뛰는 농구를 살리기 위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1쿼터에서 예상대로 김동욱은 유병훈을 일대일로 상대하며 확률 높은 골밑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유병훈은 잘 버텼다. 김동욱을 2쿼터까지 무득점으로 묶었다. 공격에서는 김시래의 속공을 지원하면서 2쿼터까지 알토란 같은 3점포와 도움 3개를 올렸다. 수비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했다.

유병훈의 지원을 등에 업은 LG 공격은 김시래를 축으로 3쿼터에 폭발했다. LG는 오리온스 득점을 13점으로 묶고 김시래의 속공과 문태종(19점), 제퍼슨(8점)의 득점으로 28점을 퍼부으며 승기를 잡았다. 22점을 올린 김시래는 3쿼터에서만 12점을 넣었다.

LG는 4쿼터 초반 73-54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으나 유병훈이 5반칙으로 나간 뒤 점수를 허용하다 2분 37초를 남겨놓고 76-77로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LG는 종료 57초 전 이지운이 자유투로 80-80 동점을 만들고 종료 21.7초 전 다시 문태종의 자유투로 숨 가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LG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겨뤄 우승컵을 내줬던 모비스와 18일 울산에서 5전 3선승제로 4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김 감독은 “유병훈이 오늘 경기를 통해 살아난 점도 모비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LG의 장점인 속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창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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