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52) 감독은 17일 롯데와의 울산 시범경기에 앞서 올해 시범경기 순위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껄껄 웃어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인 삼성은 16일까지 3승4패로 시범경기 공동 6위에 올라있었다. 그래도 삼성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이 시기에 정말 야구 못하는 것 같다”며 “이제 만성이 된 것 같다. 꼴찌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다. 삼성은 최근 4년간 시범경기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1년 6위, 2012년 7위, 2013년 최하위, 2014년 공동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모두 끝난 뒤의 결과는 잘 알려진 대로 전무후무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였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이 아예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도 있다”며 “시범경기는 선발투수들도 계획된 이닝을 채우면 교체하고, 매 경기 나오는 투수들도 미리 정해져 있다. 반면 정규시즌은 선발투수가 잘하면 100개씩 던지고, 이길 때와 질 때 투수 기용도 다르게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물론 하위권 팀들은 시범경기의 선전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이미 긴 시즌 동안 페이스를 조절하는 데 도가 텄다. 삼성에게는 말 그대로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