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배려…내야 실책 잇단 실점에도 “괜찮아” 호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8일 15시 04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한화에서 뛸 때 은사였던 당시 김인식 감독에게 자주 들었던 얘기가 있다. 팀 공격이 약하거나 실책이 나와도 내색하지 말라는 것이다. 동료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류현진의 모습은 18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시범경기에서도 똑같았다.

이날 류현진은 내야수들의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1,2회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고 삼진 2개를 낚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3회말 내야 안타와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 따른 볼넷으로 맞은 1사 2,3루에서 1루수 스캇 반슬라이크가 평범한 땅볼을 빠뜨리며 2실점했다. 여기에서 수비 실책성 안타와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의 송구 실수까지 겹치며 실점이 추가됐다. 속은 쓰렸지만 류현진은 강타자 애드리안 밸트레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1루 주자를 견제구로 아웃시켜 이닝을 마감했다. 3이닝 3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류현진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을 지으며 “3이닝을 던졌으니 다음에 4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등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경기를 중계한 텍사스의 지역 방송 캐스터는 “수비가 류현진에게 상처를 줬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46개였고 스트라이크는 30개였다. 제대로 맞은 안타가 없었을 만큼 완벽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출전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본 텍사스 추신수는 “(현진이가) 평소보다 볼 스피드가 낮게 나왔어도 타자들을 아웃시킬 수 있는 능력이 돋보였다. 수비 실책에도 마운드 운영능력은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 있던 추신수를 향해 인사를 했던 류현진은 “신수 형이 잘 쉬었던 것 같다, 시범경기부터 만나고 싶지 않았다”며 웃었다. 다저스와 텍사스는 11-11로 비겼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김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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