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는 없다”…올해 봄배구는 ‘역시나’ vs ‘혹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8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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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에서는 패기보다 경험이 우위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35)은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18일 열린 2014~2014 NH농협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였다. 그가 말하는 경험은 ‘레오’로 바꿀 수 있다. 그는 “우리 팀에는 레오(25·쿠바)밖에 더 있나. 레오가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8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과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 모두 오래 함께 한 동료이자 제자다. 언젠가 져야 한다면 이들에게 지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첫술에 너무 배부르면 안 되니까 두 팀은 이 정도까지만 하면 좋겠다. 4월에 큰딸 결혼시키는데 우승하고 시켜야 좋다”며 웃었다. ‘역시나’ 올해도 삼성화재가 우승할 것이라고 큰소리친 것.

반면 스승을 상대하는 두 팀 감독은 겸손함 속에 ‘혹시나’의 칼날을 숨겨뒀다. OK저축은행 김 감독은 “아무리 생각해도 두 팀보다 나은 게 없다. 우승 확률이 너무 낮으니 큰소리 한번 쳐보겠다”며 “우승하면 레깅스를 입고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위아래’를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전력 신 감독은 “오래 함께 한 두 감독과 같이 하니 아주 재미있는 배구를 할 것 같다”며 “두 팀에 전광인(24)보다 나은 토종 레프트 자원은 없다고 생각한다. 광인이를 믿고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는 우승 뒤풀이 아이템이 화제였다. 기업은행 남지연(32)은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인 적 없는 감독님께 왕사발에 폭탄주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고, 현대건설 염혜선(24)은 “감독님과 야자타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정대영(34)은 “그런 것 다 필요 없으니 러닝 훈련만 줄여주시면 바랄 게 없다”고 두 번이나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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