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원삼(32·사진)의 시즌 첫 등판과 개인통산 100승이 미뤄졌다. 장원삼은 당초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와의 3연전 첫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9일 대구 SK전를 앞두고 워밍업을 하다 어깨에 담 증상을 느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30일 “아무래도 이번에는 등판이 힘들 것 같아서 왼손 백정현을 대신 내보내기로 했다. 장원삼은 다음 순서부터 정상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원삼은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통산 99승을 올렸다. 올 시즌 첫 승이 프로 데뷔 후 100번째 승리가 된다. 그러나 단지 100승의 기회가 늦춰져서 아쉬운 것만은 아니다. 두고두고 아쉬움을 곱씹을 만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장원삼이 데뷔 첫 승을 따낸 장소가 바로 수원구장이었기 때문이다. 2006년 현대에서 데뷔한 장원삼은 그해 4월 16일 수원 KIA전에서 8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감격적인 프로 첫 승을 따냈다. 이후 수원구장은 2007년 현대의 해체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2015년 kt의 1군 진입과 함께 프로야구로 돌아왔다. 그 사이 장원삼은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국내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성장했다.
kt위즈파크는 그런 장원삼이 태동한 뜻 깊은 장소다. 올해 일정을 확인한 장원삼이 수원에서의 첫 등판에 기대를 걸었던 이유다. 스프링캠프 때도 “수원에서 100승을 달성하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의미가 클 것 같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예기치 못한 근육통이 그래서 더 아쉽다. 장원삼은 “흔치 않은 기회가 찾아왔는데 놓쳐서 아쉽다. 100승은 아무래도 다른 장소에서 해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수원구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잘 지켜보고 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