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거포’보다 팔방미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2015년 용병타자, 만능 플레이어가 대세
2014년 호타준족 나바로-테임즈 영향… 롯데 아두치-한화 모건-SK 브라운 등
수비-주루능력 갖춘 선수들 두각

(위 왼쪽부터)롯데 아두치, 한화 모건, (아래 왼쪽부터) SK 브라운, kt 마르테
(위 왼쪽부터)롯데 아두치, 한화 모건, (아래 왼쪽부터) SK 브라운, kt 마르테
시즌 개막 후 두 경기씩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외국인 타자들의 방망이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보다 전반적인 타격 수준이 높아진 데다 수비와 주루까지 겸비한 만능형 선수들이 대거 가세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 거포형에서 만능형으로

올 시즌 외국인 타자 10명의 계약금과 연봉은 평균 71만5000달러다. 지난해 10명(시즌 중 방출된 조쉬 벨 포함)의 계약금과 연봉 평균 29만 달러보다 크게 뛰었다. 그만큼 외국인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가장 달라진 것은 거포형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간 외국인 타자들은 월등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한 힘으로 ‘한방’을 터뜨려준 거포가 대부분이었다. 두산에서 뛰었던 타이론 우즈가 대표적이다. 우즈는 한국 진출 첫해인 1998년 당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42개) 기록을 작성하며 홈런왕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힘보다는 정교한 기술을 앞세운 교타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특히 수비와 주루 실력까지 갖춘 만능 플레이어가 적지 않다.

안경현 해설위원(SBS스포츠)은 삼성 나바로, NC 테임즈 등 기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변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나바로는 지난해 타율 0.308에 홈런 31개, 도루 25개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1번 타자 고민과 2루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줬다. 테임즈도 타율 0.343에 홈런 30개, 도루 11개로 호타준족을 뽐냈다. 이들이 새로운 ‘한국형 외국인 타자’ 모델이 된 것이다.

○ 아두치, 롯데의 나바로?

올 시즌 새로 가세한 외국인 타자는 롯데 아두치, 한화 모건, SK 브라운, 두산 루츠, kt 마르테, LG 한나한 등이다. 이들 중 부상으로 시범경기와 개막경기에 나서지 못한 한나한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타자는 아두치다. kt와의 개막 2연전에서 아두치는 홈런 1개를 포함해 8타수 4안타(0.500)에 도루 3개까지 선보이며 롯데의 1번 타자 고민을 날려버렸다. 안 위원은 “타격이 매우 안정적이다. 어떤 공에도 자기만의 타격을 해낸다. 수비와 도루까지 잘한다”고 칭찬했다.

28일 개막전에서 5타수 4안타를 기록한 모건은 특유의 T세리머니로 팬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모건의 올 시즌은 팀 적응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스타일에 녹아들 수만 있다면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은 시범경기 내내 2군에서 머물러 김 감독과의 불화설이 나돌기도 했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리그에 덜 노출된 새로운 외국인 타자들이 당분간은 좋은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투수들에게 아직 약점이 완전히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그 개막 후 한 달 정도가 지나야 이들의 진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양준혁 해설위원(MBC스포츠플러스)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들은 홈런 20개, 3할 타율 정도는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전반적인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용병타자#아두치#모건#브라운#마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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