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민한 40세 3개월 역대 3번째 최고령 승리투수 LG 정성훈 9회 끝내기…SK 최정 만루·3점포 8타점
객관적 전력이 약한 팀의 가장 큰 무기는 ‘바람’이다. 분위기를 만들어 그 기세로 밀어붙이면 상대는 당할 재간이 없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초반 판세는 약체들의 대반란으로 요약된다. 신생구단 kt와 더불어 3약으로 평가되던 KIA와 롯데가 예상을 뒤엎고 뛰쳐나가고 있다. 근본적 약점들이 제거되지 않았음에도 롯데와 KIA가 잘 나가는 이유는 개막 2연전에서 만들어진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전을 앞둔 KIA에는 악재가 또 날아들었다. 외국인타자 브렛 필의 사타구니 통증이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원래 5선발로 내정됐던 임준혁은 허리 통증으로 4일 1군 엔트리 말소됐다. 대졸 루키 문경찬이 급조된 선발로 5일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전 KIA 김기태 감독이 “4이닝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문경찬은 5.1이닝 동안 4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신종길, 김주찬의 부상 때문에 외야 주전으로 뛰게 된 김다원은 1회 2사 만루서 kt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을 상대로 선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3안타를 터트렸다. 필의 결장으로 1루 수비까지 맡은 최희섭(36)은 7회 쐐기 1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개막 이후 6경기에서 모두 출루했다. 18개월의 공백 이후 ‘전 경기 출전’이라 힘에 부칠 법도 하지만, 최희섭은 “김원섭(37) 선배도 하는데 내가 그러면 안 된다. 수비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마무리 윤석민은 9회 등판해 팀의 4-1 승리를 지키며 3세이브째를 신고했다. KIA는 개막 6연승, kt는 개막 7연패로 희비가 갈렸다.
사직에선 롯데가 두산을 16-4로 대파하고 5승1패의 상승기류를 이어갔다. 롯데는 4-4로 맞선 7회 김민하의 1점홈런으로 흐름을 장악한 뒤 두산 불펜을 맹폭했다. 롯데 강민호는 5타수 4안타 3홈런 8타점의 괴력을 뽐냈다. 0-3으로 밀리던 2회 두산 선발 장원준에게서 뽑아낸 추격의 2점홈런을 시작으로 7·8회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8회 홈런은 만루포였다. 강민호는 데뷔 첫 한 경기 3홈런을 기록했다. 롯데는 이종운 감독 취임 이후 부산팬들이 고대하던 화끈한 공격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마산에선 NC 손민한이 한화를 맞아 6이닝 5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역대 3번째 최고령(40세3개월3일)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에릭 테임즈는 2홈런 4타점, 김태군은 데뷔 첫 4안타 경기로 NC의 9-2 승리에 일조했다. LG는 잠실 삼성전에서 9회말 정성훈의 끝내기 안타로 6-5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경기가 펼쳐진 목동에선 최정이 시즌 1·2호 홈런을 그랜드슬램(2회)과 3점포(9회)로 장식한 SK가 넥센을 13-7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