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양동현 4골…이동국1AS-에두 4골 빅&스몰 대신 ‘타깃형’ 새 조합 일단 성공 김신욱 “아직은 이동국형과 에두가 우위다” 내달 10일 울산서 격돌…누가 웃을지 관심
울산현대와 전북현대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4라운드까지 각각 1·2위를 달리고 있다. 3승1무로 승점(10)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울산(+6)이 전북(+4)을 앞섰다. 특히 양 팀은 투톱 전술을 요긴하게 활용하며 시즌 초반을 뒤흔들고 있다.
● 전통적 투톱의 조합, ‘빅&스몰’
보통 투톱의 이상적 조합은 ‘빅(big)&스몰(small)’로 알려져 있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장신 스트라이커와 발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 이렇게 스타일이 다른 2명을 내세우는 것이다. 유로2012 당시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189cm·리버풀)와 안토니오 카사노(175cm·헬라스 베로나)가 대표적이다. 2012시즌 울산의 김신욱-이근호 투톱 역시 ‘빅&스몰’ 조합이었다. 장신의 김신욱(196cm)은 제공권을 책임졌고, 스피드가 좋은 이근호(176cm·엘자이시)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 ‘타깃형 스트라이커’ 투톱의 위력
그러나 올 시즌 울산과 전북의 투톱은 전통적 개념과는 다른 조합이다. 울산 김신욱-양동현(186cm), 전북 이동국(187cm)-에두(184cm)는 모두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이다. 울산은 지난달 15일 포항전, 21일 전남전에서 후반 김신욱을 교체 투입하며 투톱 체제를 가동했다. 이어 이달 5일 오른쪽 윙어 김태환이 결장한 광주전에선 김신욱-양동현을 전반부터 기용했다. 전북도 지난달 14일 서울전과 22일 인천전, 이달 4일 포항전에서 후반 이동국을 투입하며 투톱 전술을 썼다. 지금까진 성공적이다. 에두는 4골로 득점 단독선두이고, 김신욱과 양동현(이상 2골) 역시 4골을 합작했다. 이동국은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4일 이동국의 크로스-에두의 발리슛 골, 5일 김신욱이 양동현에게 크로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정준연(광주)의 자책골 장면은 이들의 위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 스피드·움직임 등도 겸비한 장신 스트라이커
스포츠동아 하석주 해설위원(아주대 감독)은 “축구엔 답이 없다”고 말한다. 기계적으로 ‘빅&스몰’ 조합을 일반화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 위원은 “장신 2명을 쓰면, 코너킥·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이란 장점이 있다. 에두는 타깃형 스트라이커지만 신체조건에 비해 스피드가 좋고, 활동량도 많다. 김신욱과 양동현 역시 포스트에 서 있기만 하는 장신 공격수는 아니다. 이들 역시 신장에 비해 발재간, 스피드, 움직임이 뛰어나 공간을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 때문에 전북과 울산이 장신으로만 투톱을 세우고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신욱의 설명 역시 일맥상통한다. 그는 “(양)동현 형이랑 ‘한 명이 사이드 쪽으로 빠져주자’는 얘길 많이 나눴다. 그래야 중앙에 있는 상대 수비가 분산되고 공간이 생긴다. 그 점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
● 김신욱 “아직은 이동국-에두 투톱이 우위”
그러나 아직 이들 조합이 완전체는 아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분명 파괴력이 있지만, (에닝요 등 미드필더들도 공격 성향이 강해) 상대 역습 상황에서 수비 가담은 아직 미완성”이라며 평가지점을 남겼다. 그렇다면 김신욱-양동현, 이동국-에두 중 어느 조합이 더 강할까. 양 팀은 5월 10일 울산에서 격돌한다. 김신욱은 “아직은 전북이 울산보다 강하고, (이)동국이 형이 나보다, 에두가 (양)동현이 형보다 우위라고 생각한다. 쫓아간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